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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우리 매장에도 푸드테크를 도입해야 할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로봇이나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들은 공상과학의 영역에만 존재했다. 그러나 이 기술들은 이제 우리의 일상이 됐다. 로봇과 AI(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변화는 외식 산업에서도 다르지 않다. 특히 코로나 시대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를 겪으면서 고정 비용을 줄여야 하는 외식업에서 푸드테크의 사용은 필수인 시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상남도는 7개의 관계기관과 푸드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괴산군은 푸드테크 단지 조성 등을 공약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북도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건립을 위한 유치에 나선 등 지자체도 푸드테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푸드테크 기업들과 AI 일상화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식물성 대체식품, 식품로봇, 식품 업사이클링 등 3개 분야의 푸드테크 연구소 설립에 개소당 105억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또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온 기업 30곳을 육성해 푸드테크 수출액 2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업도 푸드테크에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하고 있다. 한화의 자회사인 더테이스터블은 푸드테크 전문기업으로 재도약을 선언하면서 푸드테크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로봇, AI 등의 기술을 도입해 식품 위생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력난 등의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식품 기업들과의 업무협약은 물론이고 한화로보틱스와 협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외식업체인 삼원가든의 박영식 대표는 단백질 식품을 만드는 베네핏츠를 설립하는 등 푸드테크 사업에 뛰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은 푸드테크 기반에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해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도 AI를 접목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혁신매장인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를 열었다. 즉, 대화형 AI인 챗GPT를 이용해 신제품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비주얼을 완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매달 신제품을 선보이고,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외식업에서의 IT기술의 활용은 정치, 정부, 지자체,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서빙 로봇을 사용하는 매장은 이제 흔히 볼 수 있고, 바리스타 로봇을 이용한 음료제공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교촌치킨과 bhc 등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는 일부 매장에 튀김 로봇을 도입했다. 도미노피자는 IT 및 로봇기술을 활용해 드론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 맞춤형 주문 서비스 마이키친은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대로 피자를 만들고 주문할 수 있다.

푸드테크의 활용 성과는 배달의 민족에서 진행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의 성과를 보면 알 수 있다.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는 서빙 로봇, 테이블 오더, 키오스크, 디지털 사이니지(광고판) 등을 매장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 결과 경기도 수원의 한 매장의 경우는 매출이 약 64% 증가했다. 다른 곳들도 평균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알맞은 푸드테크 기술의 활용은 매장의 고정비를 줄이고, 월 매출을 높을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딜리버리 로봇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이미 지난해부터 강남에서는 자체 개발한 ‘딜리’가 실외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렇듯 IT기술이 빠르게 외식 산업에도 들어오고 있다.

발전 중인 푸드테크 산업에서 외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어떤 푸드테크 기술이 개발돼 상용화되어 있는지, 그 기술 중에서 우리 매장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확인해보고 고민해 볼 때이다. 이러한 고민은 3고 시대를 이겨 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푸드테크 기술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실제로 카드 수수료가 아닌 테이블오더 수수료 등은 또 다른 지출을 만들어내어 자영업자를 힘들게 하고 있다. 물론 판매자가 충분한 설명을 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겠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결국 사장인 내가 잘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런 수수료 문제에 대해 여러 기업이 월 고정비로 받거나,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곳도 생겼다. 하나은행, 해남군 등에서는 이러한 수수료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다.

어느 기술이 어느 정도의 비용에 사용할 수 있는지, 내 매장의 특성과 맞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서 푸드테크의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 푸드테크의 도입은 이제 그 시기의 문제일 뿐이지 선택이 아니다. 우리 매장에 맞는 푸드테크의 도입을 통해 인건비도 절약하고, 매출도 올려 3고 시대를 잘 넘기는 외식인이 되었으면 한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경영학과 교수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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