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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동 불안에 심상치 않은 유가, 물가관리 만전 기해야

유가가 심상치 않다.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격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5.15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44달러(1.7%),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8.92달러로 전날보다 1.5달러(1.7%) 올랐다. 9월에는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85달러 이상이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사과·배·대파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데다 유가까지 뛰어 걱정이 더 늘었다.

지금 유가 상승은 중동지역 확전 위기감 영향이 크다.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공격해 이란 지휘관 7명이 숨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영사관 폭격에 대응”하겠다며 보복을 벼르고 있다. 여기에 친이란 무장 세력 헤즈볼라까지 동참을 선언하면서 중동 내 확전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이번 폭격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이 행동에 나설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산유국 모임인 OPEC+의 감산 기조도 유가 공급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2월 러시아의 감산 조치에 이어 OPEC+가 6월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할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여기에 중국 경기의 반등 조짐으로 수요 증가 기대까지 더해 유가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 경제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3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2%올라 소비자 물가(3.1%)를 끌어올렸다.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4월 물가는 더 오를 공산이 크다. 휘발유가격 뿐 아니라 전기·가스요금 인상 압박도 커진다. 산업 전체에 주는 영향도 막대하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 유가 10% 상승시 0.24%의 원가 인상 부담이 생기고 국내 경제 성장률은 0.2%포인트 감소, 생산자 물가는 0.37% 인상 효과를 가져온다. 무역수지 악화, 성장저하 등 거시 경제 전반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역시 물가 압박으로 금리 인하를 미루면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더 이어질 수 있다. 80%이상 뛴 금과일에 20% 가까이 오른 농축수산물로 허리가 휜 서민들 시름이 더 깊어질 판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물가 당국은 바짝 긴장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이 유가를 향후 물가 최대 변수로 보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물가가 울퉁불퉁하게 가다 하반기엔 2%대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필요한 조치와 대책을 시의적절하게 챙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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