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작가 내걸고 MZ 컬렉터 공략
시장침체 우려 속 판도 가늠자될듯
지난해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던 ‘2023 화랑미술제’ [연합] |
올 한 해 미술시장의 판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국내 대표 아트페어가 연달아 열린다. 3일 첫 대형 아트페어인 ‘2024 화랑미술제’가 첫 포문을 열었고, 11일에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유망한 젊은 작가의 작품을 내걸고 컬렉터를 공략한다. 5월에는 대구와 부산에서 ‘대구국제아트페어(Diaf)’와 ‘아트부산’이 각각 개막한다.
6월에는 한국화랑협회가 경기 수원 광교에서 신생 갤러리와 신진 작가를 내세운 ‘제2의 화랑미술제’를 새로 선보인다. 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미술시장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미술계는 주목하고 있디.
가장 먼저 개막하는 화랑미술제는 4~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D홀에서 열린다. 앞서 3일에는 3일 VIP 프리뷰가 개최됐다. 화랑미술제에는 156개 갤러리가 참여해 작가 900여 명의 작품 1만 여점을 선보인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올해 화랑미술제는 예년에 비해 신진 작가가 더 많이 출품해 젊어진다”며 “기존 컬렉터에게는 또 다른 취향 발견의 기회가, 신규 컬렉터에게는 미술 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젊어진 아트페어’라는 기조에 맞게 신진 작가의 작품을 내세운 갤러리가 많아졌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기량을 발휘한 39세 이하 신진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전 ‘줌인’이 눈에 띈다. 570여 명의 작가가 지원해 10명이 선발됐다. 관람객 투표, 전문가 심사를 통해 최종 수상자 3인을 가려낸다.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11~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해외 갤러리 16개를 포함해 국내외 150개 갤러리에서 약 40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행사의 주요 키워드는 ‘동아시아’와 ‘작가 발굴’이다. 서구 중심에서 벗어나는 미술 시장 변화에 맞춰 동아시아 특별전을 마련했다. 올해 졸업한 청년 예술가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영프론티어 특별전’과 카탈루냐 정부 대표부와 함께하는 ‘카탈루냐 여성 어반 아티스트’ 전시도 열린다. 윤영숙 부산화랑협회장은 “트렌드에 맞는 아트페어를 기획해 지역 미술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아트페어의 활성화를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5월 9~12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아트부산은 20개국 127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이번 행사에는 부산과 영남권 갤러리가 참여 갤러리의 21%다.
특히 40세 미만 작가의 단독 전시로 구성된 퓨처 섹션에 9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온라인 뷰잉룸과 갤러리 작품 구매를 문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아트 라운드’도 선보인다. 올해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가족이 운영하는 부산 대표 화랑인 조현화랑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부스에서 작품을 판매한다.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최근 미술 시장 침체 우려에 대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해왔고, 올해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다양한 컬렉터층을 초대하는 등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3월 30일 폐막한 ‘아트바젤 홍콩’은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로서 명성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전 세계 40개 국가에서 242개 갤러리가 참여해 규모는 전년 대비 37% 증가했지만, 관람객은 7만명대로 12%가량 줄었다. 손에 꼽히는 글로벌 메가 갤러리의 독주로 갤러리 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아트페어 전체 판매 성적은 더 처참했다.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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