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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주인을 찾습니다(김진한 지음, 지와인)=2012년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3조원이었던 법률시장 규모는 8조원으로 커졌다. 그러나 여전히 법에 관심이 있다는 여론의 비율은 53%에 그친다. 2명 중 1명만 법에 관심있는 셈이다. 미국인이 유언장을 쓰는 비율이 56%인 반면 한국인은 1%도 채 되지 않는 것 역시 법의 정신과 원리인 ‘리걸 마인드’가 약한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 독일의 경우 집의 매매 계약보다 복잡하다는 임대 계약서를 일반 시민이 알아서 작성하고 서로 합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년 간 헌법에 매진하고 독일과 미국에서 모두 연구한 유일무이한 법학자 김진한은 법을 처벌이 아닌 약속과 균형의 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이 나쁜 사람을 응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개인의 행복을 지키고 권리를 스스로 변호하기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과 독일의 흥미로운 사례를 바탕으로 보통의 사람도 법률가처럼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솔로 에이저(사라 제프 게버 지음·배상윤 옮김, 천년의 상상)= ‘솔로 에이저(Solo Agers)’는 기꺼이 혼자이기를 선택해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이는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가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율은 40%가 넘었다. 이 가운데 여성 1인 가구는 50%에 달한다. 흔히 재정과 건강만이 노후 준비의 전부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서 다각적이고 체계적으로 노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인생 2막’ 설계 전문가인 사라 제프 게버는 개인의 상황, 능력, 욕망, 의지 등을 자세히 성찰하는 ‘가치 설계’를 시작으로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주거 설계’와 주도적으로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돕는 ‘돌봄 설계’를 중심으로 미래의 삶을 설계할 것을 조언한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 때에는 비가 내리기 전”이었고, 다행히 우리 인생도 아직 비가 내리기 전이다.

▶이 레슨이 끝나지 않기를(제러미 덴크 지음·장호연 옮김, 에포크)=미국의 피아니스트 제러미 덴크는 피아노를 처음 치기 시작했던 여섯 살 때부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될 때까지 많은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첫 레슨을 했던 동네 피아노학원 선생님부터 오벌린대의 조지프 슈워츠, 인디애나대의 죄르지 셰복, 줄리아드 스쿨의 허버트 스텐신 등 그는 사사한 스승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세세하게 적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그가 피아니스트뿐만 아니라 지휘자, 첼리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등 다양한 예술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점이다. 정확한 악보의 중요성은 지휘자 래리 레츨레프에게서, 악보에 없는 인간의 온기와 악상의 표현은 첼로 교수 노먼 피셔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그의 강점인 흐르는 강처럼 묘사하는 연주법은 바이올린 교수인 그레그 풀커슨이 알려줬다. 이와 함께 후학을 위해 음악의 기초인 화성, 리듬, 선율 등 음악 개념을 다양한 비유를 통해 쉽게 설명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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