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이 큰 폭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의하면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12.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4개월 연속 이어지던 증가세가 이번에 확 꺾인 것이다. 감소 폭만 따지면 2020년 2월(-3.2%) 이후 49개월 만에 가장 컸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시장전망치를 두 배 이상 넘어 전분기 대비 1.3% 증가하면서 고조된 경기 회복 기대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물론 정부의 설명처럼 산업생산이 감소한 것은 연속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소비가 괜찮은 흐름을 유지하며 전월 대비 증가세(1.6%)로 다시 돌아선 것도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불안을 떨쳐버리기는 어렵다. 산업생산의 경우 서비스와 광공업 모두 하락세를 보였지만 특히 금속가공(-10.6%)과 전자부품(-7.8%)의 낙폭이 큰 것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투자 부문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걱정을 더하게 한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자동차 등 운송 장비에서 모두 줄어 전달 대비 6.6% 감소했다. 경기 부양 효과가 크다는 건설 부문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건축 토목 할 것 없이 크게 줄어 8.7%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 투자가 줄어들고 건설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 결국 일자리가 사라지고 민간 소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생산 투자 소비의 세 기둥 가운데 소비가 성장을 이끄는 불안한 형국이다. 3월 산업활동동향이 던지는 시사점을 간과해선 안되는 이유다.
올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자 정부는 연간 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에 나설 움직임이다. 그 폭도 2%대 초반에서 중후반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근거없는 기대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나친 낙관은 절대 금물이다. 2분기 이후 성장이 둔화되거나 역성장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징후는 분명히 보이고 있다. 3월 산업활동에서 경기 동행종합지수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함께 하락한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결국 성장의 열쇠는 기업 활동에 달렸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마음 놓고 기업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업할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면 투자는 자연스레 늘어나게 되고 고용과 성장도 동반 상승되는 선순환이 이어진다. 그 시작은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의 족쇄를 획기적으로 풀어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