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푸치노&파마산, 에스프레소&콜비잭 선봬
와인잔 옆에 놓여지던 치즈가 이번엔 카페 커피잔에 올려졌다. 미국 치즈와 커피와의 이색 만남이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리사르커피 청담점에서는 커피 종류별로 다양한 치즈를 결합시킨 치즈 페어링(궁합이 맞는 조합) 메뉴가 소개됐다. 미국유제품수출협회가 리사르커피와 협업해 기획한 행사다.
사실 치즈와 커피와의 만남은 다소 낯선 조합이다. 하지만 이날 맛본 메뉴들은 어색할지 모른다는 섣부른 예상을 빗겨나갔다. 우유맛이 나는 치즈는 우유와 최고 궁합을 자랑하는 커피와도 잘 어울렸다. 치즈 역시 우유로 만든 식재료이기에 어색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메뉴는 ‘카푸치노&파마산 치즈’였다. 커피잔엔 파마산 치즈를 넣은 헤이즐넛 쿠키가 올려졌다. 작은 쿠키를 먼저 먹은 후 카푸치노를 한 모금 마셨다. 달콤 짭조름한 쿠키 맛이 부드러운 카푸치노의 우유와 어우러졌다. 커피에 치즈케이크를 먹는 듯했다. 파마산 치즈는 이탈리아에서 ‘치즈의 왕’이라 불릴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인기 치즈로, 단단한 질감을 가졌다.
이어 ‘에스프레소 & 콜비잭’ 메뉴가 제공됐다. 콜비잭 치즈는 국내에선 대중적이지 않으나 미국의 대표 치즈 중 하나다. 몬테레이잭 치즈와 콜비 치즈를 섞기 때문에 주황색과 크림색이 섞인 대리석 무늬가 특징이다. 카페 관계자의 권유에 따라 에스프레소를 먼저 마신 다음, 커피잔 바닥에 깔린 설탕을 콜비잭 치즈와 함께 먹었다. 마치 버터를 먹는 듯한 치즈 맛이 묵직한 에스프레소 맛과 대비되면서 오묘한 조화를 이뤘다.
마지막 커피는 ‘아메리카노 & 마일드체다 앤 페퍼잭’메뉴였다. 노란색의 마일드 체다치즈는 영미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치즈다. 페퍼잭은 할라피뇨가 쏙쏙 들어있는 치즈로, 살짝 매콤한 맛이 매력이다. 이번 페어링에서는 마일드 체다치즈와 페퍼잭으로 만든 치즈샌드가 아메리카노잔에 놓여졌다. 알싸한 맛의 치즈샌드를 먹고 난 뒤 연한 아메리카노를 마시자 깔끔하게 뒷맛이 마무리되는 기분이었다.
카페엔 논커피(커피가 들어가지 않은) 메뉴도 있었다. ‘마스카포네 크림치즈 아이스크림 & 체다치즈’는 커피잔에 마스카포네와 크림치즈, 바닐라빈으로 만든 아이스치즈를 담은 다음, 위에 노란 마일드 체다치즈를 듬뿍 뿌린 메뉴였다. 아이스 치즈를 한 스푼 떠서 블루 치즈가루를 살짝 뿌리자 진한 우유맛에 감칠맛이 더해졌다. 티라미수 케이크에 자주 사용되는 마스카포네 치즈는 부드러운 질감에 은은한 달콤함을 지녔다.
이민섭 리사르커피 대표는 “카페에서도 다양한 메뉴를 통해 치즈와 결합된 새로운 커피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커피와 치즈 페어링은 상상력에 따라 조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전했다.
육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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