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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디&미 기타콘서트] “인생은 짧고 예술은…” 확인시켜준 감동의 기타선율
장하은-장형섭, 허원경-허병훈
두 부녀 기타리스트의 환상선율
시·고흐가 있는 초여름밤 선물
코리아헤럴드 주최 후원행사로
관객 1500명 기타 음 함께 즐겨
젊은 강승진 음악감독 성공 데뷔
24일 거제서 동일 프로그램 진행
허병훈(왼쪽부터)-허원경, 장하은-장형섭 부녀 커플 기타리스트가 16일 서울 스카이아트홀에서 열린 ‘대디&미 기타 콘서트(DAD&ME GUITAR CONCERT)’에서 명곡을 연주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아시죠?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기타음악계의 대부인 허병훈 기타리스트가 무대에서 이렇게 운을 떼며 질문하자 관객이 큰소리로 합창한다. “길다~~.”

인생은 유한한데 예술은 영원하다는 진리를 환상의 기타선율이 입증했다. 코리아헤럴드와 필로스문화기획이 공동주최로 연 ‘대디&미 기타 콘서트(DAD&ME GUITAR CONCERT)’에서다. 콘서트는 지난 16일 강서구 스카이아트홀에서 열렸다. 객석은 1500여명의 관객이 꽉 찼다. 초여름밤의 기타 선율을 음미하기 위한 시민들로 아트홀은 공연 시작 전부터 북적였다.

허 기타리스트는 무대인사를 통해 예술은 영원하다고 이렇게 강조한뒤 “기타가 위대한 것은 아무리 인공지능(AI)이라도 그대로 선율을 재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며 그래서 기타는 소중한 것”이라고 해 환호를 받았다.

이날 대디&미 기타콘서트엔 두 부녀 커플이 주연을 맡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부녀 기타리스트(Guitarist), ‘장하은(딸)-장형섭(아빠)’, ‘허원경-허병훈’ 연주가가 출연했다.

장하은 기타리스트는 기타 천재로 이름나 있다. 2021년 JTBC 〈슈퍼밴드2〉에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유니크한 스타일로 자유롭게 녹여내며 환호성을 이끌어낸 연주가다. 유니언시티오케스트라(Union City Orchestra)와 카네기홀 협연 및 독주를 통해 뉴욕에서도 호평을 받은 젊고 유명한 글로벌 연주가이기도 하다. 그의 재능은 그의 부친 장형섭 필로스문화기획 대표로부터 물려받았다. 장 대표 역시 기타리스트로서 한국 기타협회, 연주가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장 연주가는 부친에게 기타 선율을 사사(師事)했다.

수원대학교 음악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허원경 기타리스트는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음악원 최고 교수 및 최고 연주자 학위 취득을 한 음악 재원이다. 한국기타협회 부회장이기도 하며, 섬세한 선율을 그리는 기타연주가다. 그의 아버지 허병훈 기타리스트는 기타음악계에선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인물이다. 현대 기타음악의 전성기를 열었던 세고비아가 클래식기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처럼 그의 기타는 한국에서 1세대 선구자로서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교육으로 표출됐고, 한국 기타 연주의 발전과 확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디&미 콘서트에서의 스페셜 콘서트. 30여명의 기타 연주가 동시에 진행돼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이들 부녀는 독주와 커플 협주, 4인 협주를 통해 섬세한 기타선율을 관객에 선물했다. 장하은 기타리스트는 〈거제 섬사람 왈츠〉로 콘서트 포문을 열었고, 이들 부녀들은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마술피리 주제와 변주〉 〈슬픈 왈츠〉 등의 명곡을 기타 음으로 재해석했다.

특히 이날 하이라이트는 부녀 기타리스트 외에도 30여명의 기타 연주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선 것. 장하은 연주가는 무대인사를 통해 “기타리스트들이 대거에 무대에 같이 선 것은 저로서도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첫 시도인데 즐겁고 흥미로운 스페셜 타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콘서트는 버클리음대생인 젊은 강승진 씨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스무살의 버클리음대 음악도인 그의 데뷔무대로, 정교한 프로그램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계속 무대에 울려퍼지게 했다. 강 음악감독은 앞서 헤럴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곡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중심으로 힘을 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많은 관객은 공연 후반부께 익숙한 음으로 흘러나온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듣곤 깊은 감동에 사로잡힌 표정을 지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아쉬워했다. 여기저기 앵콜 소리가 들렸다. 공연장에서 만난 박상진 씨는 “주옥같은 명곡과 연주가 너무 멋졌다. 흥분되고 설렌 초여름밤이었다”고 했다. 시민 박경숙 씨는 “장하은 기타리스트 활동상을 유튜브에서 봤고, 그래서 콘서트에 오게 됐는데 오늘부터 찐팬이 됐다”고 했다.

행사를 공동주최한 최진영 헤럴드미디어 대표는 “저출생 위기 등 여러가지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많은데, 가족애는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근원적 사랑”이라며 “거제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음악에 취하고, 사랑에 취하고, 가족간의 정에 취하는 특별하고도 소중한 경험을 만끽하셨으면 한다”고 했다.

서울 공연을 끝낸 대디&미 기타콘서트는 무대를 거제로 옮겨 오는 24일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2차 콘서트로 진행한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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