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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소통이 대체 뭐냐”고 물으신다면…김혁조의 답은?
‘소통하기-일상에서 찾는 소통의 길’
PD 출신의 김혁조 강원대 교수 출간
소통에 관한 30여년간의 사유를 담아
음식·음악·방송 등 일상서 소통 답 찾기
관성적인 삶을 벗어나야 소통으로 직결
저자 “‘아소감’ 소통하기를 권유합니다”

‘소통하기-일상에서 찾는 소통의 길’ 표지.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소통요? 책을 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일상에서의 수많은 관계를 통해 행복하다면 그게 소통 아닐까요?”(김혁조의 소통하기 북콘서트)

지난 14일 오후 서울 워크토크 선릉점에서 열린 ‘소통하기’ 북콘서트 현장. 소통이 뭐냐는 청중의 질문에 저자의 답은 이랬다. 사실 소통, 소통 하지만 대체 소통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이는 드물다. 인공지능(AI) 역시 그 답을 찾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소통은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해하며, 그렇다면 소통의 결과물은 어떤 모양으로 나오는지 알 길은 없다. 그냥 사람들이 소통, 소통 하니까 ‘소통합시다’라고 외치는 것은 아닐까.

참으로 풀기 쉽잖은 난제지만 이런 소통의 길에 대해 단초를 찾고자 하는 책이 나왔다. ‘소통하기-일상에서 찾는 소통의 길’(김혁조 저, 출판사 한올출판사)이다.

저자 김혁조는 EBS에서 PD로 1994년부터 13년 근무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강원대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에서 언론과 방송을 가르치면서 저자는 소통이란 뭘까 하는 문제에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오랜 사유의 결과로 나온 책이 바로 ‘소통하기’다.

출판사는 서평에서 “백종원의 음식은 늘 정답일까, BTS에 왜 열광하지 등의 목차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늘 접하는 일상 속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소통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음식을 먹을 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또 음악을 들을 때 어떻게 하면 나의 행복을 더 증진시킬 수 있을까? 등과 같은 물음에서 작은 해답을 찾고 있다”고 책을 소개했다. 소통이란 멀리 있는 곳에서 해답을 찾을 게 아니라 우리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있는 ‘퍼즐’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상에서 관심과 배려를 통해 작은 소통을 실천해가면 남과의 소통이 더 윤택해지고, 나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다음 말에서 이런 뜻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저자는 “내 앞에 차려진 음식의 아름다운 색감, 맛있는 냄새,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멋진 디자인의 음식 그릇 등 이 모든 것을 음미하면서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며 “그러한 것들이 나 자신과의 소통을 뜻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 또 다른 차원의 음식 맛을 느낄 수 있고, 그 속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한 행복감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음악도 가사가 쓰여진 배경, 앨범 자켓, 가수의 이력 등 다양한 맥락을 찾아보고 들으면, 음악이 훨씬 더 맛있다”고 했다. 일상에서의 ‘대충대충 습관’을 버리고, 좀더 세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소통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다. 나아가 자기와의 소통에 능해지면, 다른 사람과의 소통은 더 매끄러워질 것이라는 게 저자의 강조점이다.

책은 이처럼 우리의 일상 속에서 소통의 길을 찾고 있다. 그 길은 일명 ‘아소감’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아름답게 보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하게 사는 것’이 소통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소통을 너무 어렵고 난해한 문제로 치부하지 말자는 게 책의 일관된 내용이다.

책은 아소감으로 소통하다 보면 행복에 이르게 된다고 넌지시 암시한다. ‘아소감’ 소통은 곧 삶의 순간순간을 감탄의 연속으로 만드는 것으로, 삶의 순간이 영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그래서 한올 한올, 한발자국 한발자국 내 삶과 내 일상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소통의 길로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다채로운 글쓰기를 선보인다. 소설에서부터 시나리오, 수필, 시, 편지, 심지어 일기형식까지 다양한 메뉴(?)로 내놨다. 소통의 의미를 다양한 형태로 사유하고 있는데 골라서 읽는 재미가 제법 솔솔하다. 각각 챕터 별 위트도 흥미롭다.

저자 김혁조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 PD로 재직하면서 다큐멘터리, 드라마, 종합구성물, 취재물 등 많은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대표작으로는 EBS 드라마 ‘학교이야기’와 EBS 최초의 HD 드라마 미니시리즈 ‘엄마와 함께 쓰는 동화’, ‘미리가본 대학’, ‘시네마 천국’ 등이 있다. 강원대학교 교수로 일하면서 방송현장의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하며 방송기획 및 제작, 영상 콘텐츠 연구,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과의 교감을 통해 흘러나오는 아이디어들을 다큐멘터리 등으로 제작해 세상에 알리고도 있다.

발행일 2024년 5월 25일. 출판사 한올출판사, 책 카테고리는 대화/협상, 316쪽.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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