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층 형성되며 상품도 출시
커스터마이징 트렌드 반영돼
잘못 배달된 아샷추 메뉴에 매장 직원이 남긴 메시지. [독자 제공]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 아니구요. ‘아샷추’요. 아.샷.추!”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 씨는 배달앱으로 주문한 메뉴가 잘못 배달되자 해당 매장에 문의 전화를 걸었다. 신메뉴 ‘아샷추’를 주문했으나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커피샷 추가’ 음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샷추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아이스티’에 커피샷을 추가한 음료다. 오늘이 첫 근무라는 직원에게 김씨는 몇 번이고 아샷추 메뉴명을 크게 말해야 했다.
‘진땀 나는’ 주문 경험은 김씨만이 아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주문 실패담이 빈번하게 올라온다. “달콤한 아샷추를 주문했다가 더 쓴맛의 아메리카노를 받았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다.
카페에서 “아샷추 있나요?”라는 질문에 “네 있어요!”라는 대답을 들었어도 정작 받게 되는 메뉴는 아샷추가 아니기 일쑤다. 메뉴명이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를 줄인 말과 동일해서다.
[123RF] |
아샷추는 MZ세대에서 인기가 높지만, 대중적인 음료는 아니다. 매니아층 위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그래서 카페 직원이 주문을 잘못 받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아샷추는 아이스티의 달콤함과 커피의 쌉싸래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복숭아맛 아이스티와 레몬맛 아이스티 모두 가능하나 주로 복숭아맛이 이용된다. 평소 아이스티를 좋아하거나, 달콤한 아메리카노를 원하는 경우, 또는 라떼 메뉴가 다소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주로 추천된다. 라떼보다 가벼우면서 ‘달콤 향긋’하게 아이스커피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시원하게 마시는 음료로 더욱 인기다.
아샷추의 인기는 특정 브랜드 메뉴가 아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주문에서 시작됐다. 커스터마이징은 개인 맞춤형으로 메뉴를 주문하는 방식이다. 카페에선 커피나 생크림, 시럽, 토핑 등을 고를 수 있다. 아샷추는 먼저 아이스 아이스티를 주문한 후 여기에 커피샷을 추가하면 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왼쪽), 뚜레쥬르가 신메뉴로 선보인 ‘아샷추’ 메뉴 [123RF, 뚜레쥬르 제공] |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는 대부분 아샷추 메뉴가 따로 없으나, 테이크아웃형 커피전문점이나 동네 카페에서는 메뉴판에 아샷추를 올려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엔 베이커리점 뚜레쥬르에서도 트렌드에 힘입어 아샷추를 대용량으로 출시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SNS에서 인기인 ‘아샷추’를 간편하게 주문하도록 메뉴를 만들었다”며 “달달한 복숭아맛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시원함을 즐길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아샷추 외에 음료에 에스프레소를 타서 먹는 방법들도 관심을 끌고 있다. 레몬에이드에 커피샷을 추가한 일명 ‘레샷추’, 밀크티에 에스프레소를 섞은 음료 등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Z세대는 커스터마이징 트렌드처럼 남들과 다른 ‘나만의 스타일’을 원하는 동시에, 동일 세대의 스타일에 뒤처지거나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성향도 있다”며 “아샷추 메뉴는 이러한 MZ세대 특성이 모두 반영된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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