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입을 맞추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파리올림픽이 끝나는대로 관련 조사에 즉시 나서겠다는 기조의 연장선이다.
12일 문체부는 협회와 국가대표팀 등 관계자 의견을 청취하고 현장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등 다각적인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결과 발표는 9월 중순으로 예상된다.
조사단은 조사 경험이 있는 문체부 직원과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관 등 10명 이상으로 구성된다. 조사단장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이 맡는다. 조사단장인 이정우 체육국장은 “이번 조사의 근본적인 질문은 협회가 선수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며 “안세영 선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 누구든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선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문체부와 체육단체가 지녀야 할 당연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안세영 선수의 인터뷰로 논란이 된 미흡한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 파악뿐만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제도 관련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문체부는 주요 제도개선 사항으로 크게 네 가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우선 국가대표 선발 과정의 공정성, 훈련과 대회 출전 지원의 효율성을 따져본다. 배드민턴 포함 대다수 종목에서 명확한 규정은 없지만, 관행상 금지되고 있는 개인 트레이너의 국가대표 훈련 과정 참여의 필요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어 협회의 후원 계약 방식이 ‘협회와 선수 사이에서 균형을 갖췄는지’ 살펴본다. 배드민턴 종목에 있는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제도의 합리성이 타당한지, 선수의 연봉체계에 불합리한 점이 없는지도 들여다본다.
조사는 민법과 문체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규칙에 따른 사무 검사와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조사업 수행 상황 점검의 법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올해 기준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보조금 71억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단순히 ‘협회가 선수 관리를 적절히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동안 제기된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충분하게 수렴하고 배드민턴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발전에도 파급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세영 선수는 지난 5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크게 실망했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올림픽을 못 뛰는 건 아닌 것 같다. 배드민턴은 단식과 복식이 엄연히 다르다. 선수 자격도 박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은 방임을 하고 있다”고 직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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