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나토 발전 제안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내달 1일 차기 일본 총리로 공식 선출될 이시바 시게루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가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를 창설하고 이 틀 내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공동 운용하는 핵 공유나 핵 반입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총재는 지난 27일자로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게재된 ‘‘일본 외교정책의 장래’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중국 등을 억제하기 위해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재는 “아시아에 나토와 같은 집단적 자위 체제가 존재하지 않고 상위 방호의 의무가 없어 전쟁이 발발하기 쉬운 상태”라며 “아시아판 나토 창설로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핵 연합에 대한 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일본과 미국의 핵 공유와 일본 내 핵 반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이시바 신임 총재는 총재 선거 기간에도 아시아판 나토 창설과 미국과 핵 공유와 미일지위협정 개정 등을 주장해 왔다.
핵 공유와 핵 반입은 미국의 핵무기를 자국 영토 내에 배치해 공동 운용하자는 취지로,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인 ‘비핵 3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시바 총재는 지난해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핵 공유 필요성에 관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질문했으며,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비핵 3원칙 등 법체계와 관계에서 인정되지 않으며 정부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시바 총재는 또 1951년 체결돼 이후 개정된 미일안전보장 조약에 대해 “비대칭 쌍무 조약을 고칠 기회가 무르익었다”면서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미국이 일본을 방위하고 일본은 미국에 기지 제공의 의무를 각각 부담하는데 의무 내용이 다르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아울러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의 법적 특권을 인정한 미일지위협정 개정도 주장했다. 산케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이시바 총재가 언급하는 미일지위협정 개정과 아시아판 나토 구상의 실현성을 의문시하는 견해가 강하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재는 29일 현지 공영방송 NHK에 출연해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도쿄에 북한의, 평양에 일본의 연락사무소를 두겠다고 말해왔다”면서 “많은 국가가 북한과 국교를 맺고 있는 가운데 여러 현안을 늘 물밑에서 (처리)해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납북자 가족이 고령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납치 문제 해결에 시간적 제한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납북자 문제를 포함해 일본과 북한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실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 왔으며 이에 따라 양국은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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