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가항공사(LCC)에 탑승한 여성 승객들이 크롭톱을 입었다는 이유로 출발 직전 여객기에서 쫓겨났다. [틱톡]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 저비용항공사(LCC)에 탑승한 여성 승객들이 배가 드러나는 상의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출발 직전 여객기에서 쫓겨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KABC는 지난 4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려던 스피릿 항공 여객기에서 발생한 사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캘리포니아 출신의 두 여성이 비행기에 탑승해 착석했다. 그러나 이륙 전 한 남성 승무원이 이들의 복장을 지적하고 나섰다. 여성들은 당시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크롭톱 위에 얇은 카디건을 걸쳤다가 이륙 직전에는 크롭톱만 입은 상태였다. 비행기의 에어컨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더위를 피하기 위해 겉옷을 벗었던 것.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하단)에는 두 여성이 땀에 젖은 모습이 찍혀있다.

미국 저가항공사(LCC)에 탑승한 여성 승객들이 크롭톱을 입었다는 이유로 출발 직전 여객기에서 쫓겨났다. [틱톡]

이들에게 온 남성 승무원은 “(신체 노출을) 가려라. 뭔가를 입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여성들은 스피릿 항공의 복장 규정 정책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으나, 승무원은 이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당시 제재를 받은 두 여성 중 한 명인 테레사 아라우조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끔찍한 서비스”라며 “승무원이 우리를 계속 부당하게 응대하면서도 내쫓는 근거를 대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이들은 결국 비행기에서 내렸다. 항공사에 다른 항공편 예약을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환불 역시 거절되면서 1000달러(약 135만원)를 내고 다른 항공사에서 새로 표를 구해야 했다. 아라우조는 “공항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이것은 편견과 차별, 여성혐오 행위이며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들을 옹호한 다른 승객도 비행기에서 쫓겨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지켜보던 다른 여성 승객이 “크롭톱이 부적절하다면 내 의상도 부적절하다. 나는 카디건 안에 크롭톱을 입고 있다”며 이들을 옹호했다가 함께 쫓겨난 것이다.

미국 저가항공사 스피릿 여객기. [AP=연합]

해당 항공사는 KABC에 “모든 고객은 당사 서비스를 예약할 때 특정 복장 기준 등이 포함된 운송 계약을 따라야 한다”면서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피릿 항공은 미국의 저비용 항공사로, 최그 재무구조 악화로 파산보호(챕터 11) 신청을 검토 주이다. WSJ에 따르면 스피릿의 부채는 33억 달러(약 4조5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담보채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