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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관세 우회’ 멕시코 투자 폭증…17조6000억원 추산
트럼프-바이든 행정부 이어져
트럼프 “멕시코산 중국차 관세 1000%” 영향 주목
지난 2019년 10월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한 항구에서 적재된 수출용 자동차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을 피할 목적으로 멕시코 투자에 집중해왔으며, 그 금액이 130억달러(약 17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리스크 컨설팅 기업 로디엄 그룹 집계 결과 최근 몇 년 새 중국의 대(對)멕시코 투자액은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투자 건수로도 700건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의 누적 투자액에 대해 멕시코와 중국 당국은 각각 12억달러(약 1조6200억원), 17억달러(약 2조3000억원)라고 밝혔으나, 로디엄 그룹의 집계치는 이보다 훨씬 크다.

중국은 자국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때는 물론 이 같은 대중 정책을 유지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자동차, 전자제품, 소비재 등에 대한 멕시코 투자를 늘려왔다.

실제 로디엄 그룹 조사에서 2015년 이후 중국은 연평균 13건의 멕시코 투자를 해왔으며, 2020년까지는 매년 투자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 해 동안 42건의 37억7000만달러(약 5조900억원)의 중국의 멕시코 투자 가운데 자동차 분야 관련이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런 흐름은 올 상반기 12건의 14억3000만달러(약 1조9300억원) 투자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이는 과도한 정부 보조금을 배경으로 한 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 내 거부감이 확산해온 가운데 미국 당국이 중국산을 겨냥한 관세 장벽을 설치하는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실제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현행 25%에서 100%로 올리기로 결정했으며, 내달 초 미 대선 전에 본격적인 부과 조치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당선되면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에 대해 1000%까지도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산 유입을 막기 위해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인 USMCA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로디엄 그룹은 근래 발간된 별도 보고서에서 미 행정부가 중국산 자동차 미국 내 판매를 실질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새 조처를 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도 처지가 곤란해졌다. 예수 시드 주(駐)중국 멕시코 대사는 SCMP에 “멕시코에 미국과 중국이 제1, 2위의 사업 파트너라는 점에서 미·중 긴장 관계는 멕시코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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