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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도심 공격에 美 유도탄 사용”
英 가디언 보도…“파편서 JDAM 일부 발견”

11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의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희생자를 찾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스라엘이 미국에서 제공받은 무기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공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지난 10일 사상자 130여명이 나온 베이루트 중심부 공습 현장을 조사·분석한 결과 공격으로 무너진 아파트 건물 잔해에서 정밀유도폭탄의 일종인 미국산 합동직격탄(JDAM)의 일부분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JDAM은 보잉사가 제조한 유도 장비로 유도 기능이 없는 구형 폭탄에 장착하면 GPS(위성항법장치) 등을 통한 정밀 폭격이 가능해진다. 최대 2000파운드(약 900㎏)급 대형 폭탄에 장착할 수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무기 전문가와 전직 미군 폭탄 기술자가 베이루트 도심 공습 잔해에서 발견된 파편이 JDAM임을 확인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HRW의 위기·분쟁·무기 부문 선임 연구원 리처드 위어는 해당 파편의 사진을 본 뒤 “볼트 모양과 그 위치, 파편의 모양이 Mk 80 시리즈 항공 폭탄의 유도 키트인 미국산 JDAM의 꼬리 날개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미국산 폭탄이 베이루트 중심부 공격에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JDAM을 사용한 이스라엘의 10일 베이루트 도심 공습은 인구밀도가 높은 바스타 지역의 한 아파트 건물을 강타했다. 이 공습으로 22명이 숨지고 117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파악했다.

지난달 23일 레바논 각지를 융단폭격하며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한 이스라엘군은 이후 베이루트 일대에서는 헤즈볼라 주요 거점으로 알려진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을 주로 타격하다 이날은 이례적으로 시 중심부를 공격했다.

폭격을 맞은 건물에는 그간 레바논 남부에서 피란을 온 주민들이 몰려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머물고 있었고 이 때문에 사상자가 더 많았다고 현지 응급 구조대원들은 전했다.

위어 HRW 연구원은 “이번처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에서 이런 무기를 사용하면 인접 지역의 민간인과 민간 목표물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피해를 야기할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에서 공급받은 무기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각각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JDAM은 그중에서도 이스라엘이 미국에 가장 많이 요청한 무기 중 하나다. 지난 3월 레바논 남부에서 의료 종사자 7명을 숨지게 한 공습에도 JDAM이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에 군사적 지원을 계속해와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브라운대학교 ‘전쟁 비용 프로젝트’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1년간 미국은 이스라엘에 최소 179억달러(약 24조2000억원) 규모의 군사지원을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이스라엘이 미국산 무기를 민간인 공격에 사용하는 등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무기 등 군사 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권단체 12곳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스라엘로의 무기 이전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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