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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직접 HBM4 조기 출시 요청”…주가 6.48% 급등 [투자36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서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AI 생태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SK하이닉스는 개발 중인 ‘HBM3E 16단’ 제품을 내년 초 샘플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6개월 당겨 공급한다 이야기 중인데, 삼성전자는 아직도 엔비디아향(向) HBM3E 8단·12단 제품 공급 ‘임박’ 뉴스만 나오는 중이네요.”(온라인 커뮤니티)

글로벌 HBM 1위 기업으로 거듭한 SK하이닉스 주가가 4일 증시에서 6%대 급등세를 보였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에 대한 조기 출시를 직접 요청했다는 소식이 투심을 자극하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48%(1만1800원) 오른 19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폭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기록한 0.69%(400원)의 9.4배에 이른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이유는 황 CEO가 6세대 HBM인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SK하이닉스 측에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황 CEO와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엔비디아는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나올 때마다 SK하이닉스에 더 많은 HBM을 요구하고, 합의된 일정도 항상 앞당겨달라고 요청한다”며 “지난번 황 CEO와 만났을 때 HBM4 공급을 6개월 당겨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지’라고 답했다”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보면서 ‘가능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최대한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지난 3월 HBM 5세대인 HBM3E 8단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또 지난달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해 올해 안에 출하하고, HBM3E 16단도 내년 초 샘플을 공급할 예정이다. 당초 오는 2026년 출시 예정이던 HBM4 12단 제품은 황 CEO 요청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 출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 후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CEO와)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당겨보자고 한 것은 서로 간의 의지를 맞춘 것”이라며 “퀄(품질) 테스트가 통과되지 않는다면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발언은 SK하이닉스의 HBM4가 무난히 퀄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내년까지 납품에 실패하면 SK하이닉스는 단순 계산으로 내년 HBM으로만 25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인다. HBM은 영업이익률이 50%가 넘는데 내년 엔비디아로 가는 HBM 매출이 50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를 뚫지 못하면 후발주자들의 입지가 더욱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은 각각 52.5%, 42.4%다. 엔비디아 매출이 대부분인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최신 제품은 구글, AMD, 아마존웹서비스, HBM2E와 같은 구형 제품은 주로 중국에 공급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실적으로 영업이익 7조300억원, 매출 17조57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사상 첫 영업이익 7조원 달성이자 삼성전자의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실적도 넘어선 성과다. 삼성전자의 3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 매출은 29조270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분기 영업이익에서 잇따라 삼성전자 반도체를 앞선 데 이어 연간 영업이익에서도 뛰어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27일 기준 23조4812억원이다.

반면 증권가에서 낸 삼성전자 DS부문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18조원대다. 가장 높게 나온 전망치도 19조6590억원(키움증권)으로 20조원을 넘지 않는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연말 기준 반도체 실적 업계 1,2위가 뒤바뀔 것이란 예상이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SK하이닉스)와 다른 회사들(삼성전자 등)이 하는 접근 방법이 모두 다를 것”이라며 “삼성은 저희보다 많은 기술과 자원들을 갖고 있다. 이 AI 물결에 삼성도 잘 타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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