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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박빙 무색...‘히든 해리스’보다 ‘샤이 트럼프’ 더 많았다
투표 전 여론조사, 초접전 예상
개표결과 트럼프 경합주서 전승
흑인·라틴계 남성 등 결정적 역할
주요 언론들 6일 ‘당선 확정’ 보도
6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 47대 대통령으로 당선 확정되자 플로리다주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AP]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초박빙의 판세를 나타낼 것이란 사전 여론조사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빠르게 승리를 확정지었다. ‘히든 해리스(숨은 해리스 지지자)’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밀어 올릴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로는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자)’가 더 많았던 셈이다.

이번 대선은 여당의 대통령 후보 교체를 비롯해 이변이 속출한 만큼 주요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은 막판까지도 어느 한 쪽의 우위를 단언하지 못하고 ‘면도날 하나 차이’의 초접전을 예상했다.

미 선거 분석 사이트 270투윈(270towin)에 따르면 선거 전날 기준 전국 단위 25개 여론조사의 지지율 평균은 해리스 부통령이 48.4%로 47.2%인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2%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25개 여론조사 중 대부분인 15개는 해리스 부통령이 근소하게 우세한 것으로 관측했고, 6개 조사에선 두 후보가 동률을 나타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폭 우위를 보인 조사는 4개에 불과했다.

미 채권시장에서는 선거일에 임박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를 점치는 베팅이 크게 늘기도 했다.

당초 이번 대선에서는 두 후보 간 접전으로 승패가 가려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며칠까지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이러한 예측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에 이어 민주당의 옛 강세 지역인 이른바 ‘블루월’ 3곳(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서도 승기를 꽂았다. 아직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남부 경합주 애리조나, 네바다에서도 앞서 나가며 7개 경합주에서 사실상 전승을 거뒀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는 7개 경합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평균 지지율이 48.4%로 트럼프 전 대통령(47.2%)보다 1.2%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의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48.2%로 동률을 기록했다. 미시간의 경우 해리스가 48.6%로 트럼프(46.8%)보다 1.8%포인트 앞섰고, 위스콘신도 해리스(48.8%)가 트럼프(47.7%)보다 1.1%포인트 높았다.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경합주에서 예상보다 훨씬 선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새벽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고, 주요 언론도 이날 오전 트럼프 당선 확정을 보도했다. 미 대선이 예상보다 싱겁게 끝난 것은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았던 ‘샤이 트럼프’가 ‘히든 해리스’보다 더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민주당의 충성 지지층으로 꼽히던 흑인, 라틴계 등 유색인종 남성의 상당수가 ‘샤이 트럼프’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당시에는 전체 흑인의 92%가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번 대선에선 후반부로 갈수록 성별 간 대결 양상이 심해지며 젊은 흑인 남성이 대거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미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단위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에서 흑인 남성들로부터 20% 정도의 지지를 받았고, 흑인 유권자 전체 중에서는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4년 전 대선 당시 조지아에서 11%, 노스캐롤라이나에서 7%의 흑인 남성 표만 얻었던 것에 비해 크게 뛰어오른 지지율이다.

또 CNN이 선거 당일 및 사전투표 등에서 진행한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4%)은 라틴계 남성 유권자 그룹에서 해리스 부통령(44%)보다 10%포인트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반감을 품은 백인 여성 등 기대를 모았던 ‘히든 해리스’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미 여론조사기관들은 지난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도 샤이 트럼프를 과소평가해 예측에 실패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무용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선거 후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라틴계 유권자들에게서 큰 지지를 얻으며 지방에서 우위를 강화했다”며 “트럼프 선거 캠프가 적극적으로 공략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해리스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는 선거 막판 몇 주 동안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강세를 보였다. 둘 다 그를 승리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된 핵심 유권자 집단”이라고 평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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