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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금리 좀 내리나 했는데” 영끌족 비상…트럼프發 금리위기, 왜? [트럼프의 귀환]
4대 시중銀 대출금리, 기준금리 인하 영향 본격화
트럼프 당선, 물가 자극→금리 인상 가능성 ↑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2기 트럼프노믹스’가 현실이 되면서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차주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으로 겨우 막을 내릴 것 같았던 고금리 시대가 트럼프 재집권으로 연장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영끌족’(영혼까지 대출받은 차주)들의 대출금리 인하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 구간은 연 3.816~5.66% 수준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10월 11일(연 3.99~5.78%)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이 0.17%포인트, 상단은 0.1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꼼짝 않던 주담대 금리가 시간이 지나 조금씩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변동금리의 경우 여전히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 주담대의 변동금리 구간은 연 4.764~6.47%로, 이는 같은 기간 하단은 0.014%포인트 상승한 반면 상단은 0.07%포인트 내린 수치다. 변동금리의 경우 코픽스 금리를 추종하는데, 코픽스 금리는 주요 은행들이 전월 취급한 수신상품 금액과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시간 차를 두고 반영된다.

최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동시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며 '영끌'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하지만 이 같은 상황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대출금리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가 안정을 기반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 미 연준이 트럼프노믹스의 영향을 받아 그 속도를 제한받을 수 있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당시부터 ‘보편관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첫 집권기에 중국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를 정조준하는 보호무역 정책을 폈다면, 2기 집권시엔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무역상대국과 동일한 관세율 적용을 원칙으로 하는 ‘상호무역법’을 제정하겠다는 약속이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부장은 “연준이 물가 안정을 바탕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관세 및 감세정책이 물가를 자극하면 기준금리 인하를 계획대로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통화정책이 미국과 긴밀히 연동돼있는데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계획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면 한국은행도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인플레이션이 자극되면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환율 역시 강달러 추세가 길어지면 금리 인하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선거의 밤 파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당장 이달 열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아닌 동결이 이뤄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한은은 물가 오름세 완화, 가계부채 증가폭 축소,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10월 금리 인하 효과의 점검 필요성, 최근 높아진 외환시장 변동성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3.25%)에서 동결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이)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발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관세 인상 또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상승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금리상승, 달러강세, 가상화폐 상승 등 ‘트럼프 트레이드’가 촉발되며 가격변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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