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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美 S&P500 7000 전망에도 韓 ‘박스피’ 갇히나…영업익 전망 후퇴 가속화 [투자360]
2025년 코스피 예상 영업익, 석달 전보다 -7.75%…상장사 3분의 2 하향 조정
2차전지株 낙폭 가장 뚜렷…三電 하향 조정 예상 영업익 규모 -18.15조원
“내년 코스피 예상 영업익 추가 하향 가능…역사적 저평가에도 밸류 정상화 지연”
지난 12일 코스피는 49.09p(1.94%) 내린 2,482.5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8.32p(2.51%) 내린 710.5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종가 기준 1,40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귀환 이후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지만, 코스피는 2500 선까지 무너지며 소외 현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시간이 지날 수록 뒷걸음치며 국내 증시 지수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트럼프발(發) 경제 압력이 본격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형태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대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2025년 코스피 예상 영업익, 석달 전보다 -7.75%…상장사 3분의 2 하향 조정

13일 헤럴드경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한 191개 코스피 상장사의 2025년도 예상 영업이익이 예상 시점별 흐름에 대해 분석했다.

전날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2025년 예상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은 293조7533억원으로 지난 8월말 기준 318조4278억원과 비교했을 때 7.75%나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달 전에 비해 내년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내려간 곳은 3분의 2 수준인 125개사(65.45%)에 달했다.

내년도 영업이익 하향 조정 폭이 가장 큰 대표적인 섹터는 2차전지였다.

분석 대상 코스피 상장사 중 최근 석달 간 내년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률이 가장 컸던 곳은 -95.8%를 기록한 SKC였다. 그 뒤를 솔루스첨단소재(-92.3%, 2위), 엘앤에프(-64.6%, 3위)가 나란히 뒤따랐다. 이 밖에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54.2%, 5위), 포스코퓨처엠(-36.6%, 6위), SK이노베이션(-31.8%, 10위), LG에너지솔루션(-22.1%, 22위) 등 주요 2차전지주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3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2025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적자전환’한 두 곳 중엔 주요 2차전지 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도 포함됐다. 지난 8월말 427억원이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2025년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날 기준으로 827억원 ‘적자’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국내 최대 산업섹터로 꼽히는 반도체 역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 역시도 최근 3개월 간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증감률이 -28.5%로 전체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향 조정액 기준으로는 18조1500억원(63조5962억원→45조5562억원)의 삼성전자가 나홀로 10조원 이상 영업이익액이 줄어든 독보적인 1위 기업이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주(株)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SK하이닉스의 경우에도 지난 8월말 대비 전날까지 2025년 연간 영업이익 하향 조정액은 8233억원으로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1조71억원), LG화학(9645억원), LG에너지솔루션(8690억원)에 이어 다섯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율로 봤을 때는 -2.2%(36조8177억→35조9944억원)에 그치며 삼성전자와 비교했을 때 크게 선방할 것으로 예상됐다.

2차전지·반도체 섹터 모두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의 피해주로 꼽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주는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위축)’이, 삼성전자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쳐진 상황 속에 주력인 레거시(범용)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부문에서 부진을 보인 것이 향후 영업이익 전망치를 끌어내렸다”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칩스법) 폐지·축소를 공언한 트럼프발(發) 변동성 리스크는 두 섹터 주요 종목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끌어내리는 것은 물론, 투심 약화로 인하 주가 하락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꼽히는 관세 부과 리스크의 피해로부터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꼽히는 철강주(현대제철 -18.5%, 포스코홀딩스 -10.9%)도 내년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이 밖에도 ‘60% 고관세’로 대표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對中) 압박 정책이 임박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신규 경기부양책 발표를 미룬 점도 국내 대표 중국 수혜 소비주(호텔신라 -35.7%, 롯데관광개발 -23.6%, 아모레퍼시픽 -15%, LG생활건강 -13.6%, 파라다이스 -12.5%)의 영업이익 부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도 있다.

“코스피 내년 예상 영업익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

내년도 코스피 상장주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 규모는 올해 전망치(236조7557억원) 대비 24.07%나 늘어나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 8월까지만해도 그 증가폭이 34.5%에 이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던 것과 비교한다면 실망감이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단 평가가 나온다.

당장 최근 증권가가 제시했던 내년도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 하단께 실제 수치가 자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있다. 앞서 증권사별로 신한투자증권 2600~3100, 메리츠증권 2600~3050, 키움증권 2400~3000, 교보증권 2300~3000, KB증권 최대 2980이란 내년도 코스피 전망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49.09포인트(1.94%) 내린 2482.57에 장을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 25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8월 5일(2441.55) 이후 3개월여 만이다.

12일 코스피는 49.09p(1.94%) 내린 2,482.5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8.32p(2.51%) 내린 710.52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종가 기준 1,40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반면, 미 뉴욕증시 3대지수는 최근 '역대 최고치' 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4.14포인트(0.69%) 오른 4만4293.13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1포인트(0.10%) 상승한 6001.35,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1.99포인트(0.06%) 오른 1만9298.76에 장을 마쳤다. 3대 주가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4만4000선, S&P500 지수는 6000선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종가를 형성하기도 했다.

오펜하이머자산운용은 미 S&P500지수 연말 전망치를 기존 5900에서 6200으로 대폭 올렸다. 야르데니 리서치는 같은 날 보고서에서 S&P500지수가 올해 말 6100, 2025년 말 7000, 2026년 말 8000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내년엔 미 증시와 국내 증시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지금까지 제시된 내년도 코스피 상장주 기업이익 전망치보다 앞으로 더 낮은 전망치가 제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경기선행지수를 분석했을 때 한국의 수출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으로 나타낼 수 있는 기업이익 규모가 하향 조정 중이라는 것도 분석의 내용이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예상 순이익 규모가 175조7000억원, 내년도 예상 순이익이 223조5000억원”이라며 “산업군별 평균 감익폭인 20.8%를 적용한다면 내년도 예상 순이익 규모는 177조원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5년도 예상 순이익의 성장이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에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라는 점에서 회복 동력이 약화한 제한적인 박스권 장세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미 현재 코스피 지수는 과도한 저평가 상태에 놓인 상황”이라며 “(영업이익 감소 등에 따른) 주가 급락 등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내년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FP]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무역과 산업정책 재강화 기조가 대표적인 핵심 교역국인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국내 증시 상장주의 기업 이익과 주가 흐름엔 부담이다. 곽병열 연구원은 “역사적 할인 수준을 넘어서는 등 악재의 상당부분이 기업 영업이익과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이라면서도 “밸류에이션 정상화 국면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꼬집었다.

한편, 감익 우려가 제한적인 업종을 중심으로 내년도 코스피 시장에 대한 투자 전략을 짜야한다는 조언도 있다. 대표적인 추천 섹터는 상업서비스, 유틸리티, 조선, 기타금융, 운송, 통신, 은행 등이 꼽힌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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