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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니던 학교 여자 화장실에 '갑티슈 몰카' 10대 항소했다가 되레 형량 늘어
제주 고교, 시내 식당서 불벌촬영 200여회
교사, 학생, 관광객 등 피해자 216명에 달해
징역 4년형→6년형, 교원단체 "엄벌해야"
화장실 내 불법촬영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에 침입해 휴대전화를 이용해 교사와 학생 등을 불법적으로 촬영하고 촬영물을 유포까지 시킨 10대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되려 늘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제주 형사1부(재판장 부장판사 이재신)는 지난 1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19)군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A군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인정되며, 중한 책임을 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다시는 형사 법정에 서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남경찰 제공.

A군은 지난해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 사이 제주 지역에 자신이 다니던 고교 체육관 여자화장실과 제주 시내 한 식당 화장실을 침입, 휴대전화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200여회 불법 촬영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부 촬영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0여 차례 유포한 혐의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A 군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결과, 피해자는 교사 10여명과 학생 40여명을 포함해 신원을 특정할 수 없는 관광객 등 21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지난해 10월 18일 교사의 신고로 범행이 발각되자 이튿날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에 신고한 교사는 화장실 칸 바닥에 갑티슈가 놓인 것을 수상이 여겨 내부를 확인했다. 갑티슈 안에는 렌즈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 놓은 휴대전화가 설치돼 있었다. 발견 당시 휴대전화는 동영상 촬영 모드가 켜진 상태였다. 이 일로 A군은 퇴학 처분을 받았다.

1심은 징역 4년을 선고했으나 검찰과 피고인 양측이 모두 항소했다.

교원단체가 가해자 엄벌을 위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심 판결에 대해 제주교사노동조합은 성명을 내 "교사를 대상으로 한 학교 내 강력범죄는 반드시 엄중한 가중처벌을 받고 사회에서 격리된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더 이상 교사 대상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면죄부를 줘선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와 교육당국은 고통받고 있는 피해자를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학교 내 불법 촬영과 딥페이크 등 성 사안 문제 예방과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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