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격상
자동군사개입 합의 가능성 낮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에서 북러정상회담을 갖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새벽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270여일 만에 또다시 만났다며 역사적인 상봉이 평양에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연합]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에서 북러정상회담을 갖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 사이의 친선관계가 국제적 정의와 평화, 안전을 수호하고 다극화된 새 세계 건설을 추동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로, 견인기로 부상되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두 나라 최고수뇌분들의 또 한 차례의 역사적인 상봉이 평양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크렘린궁도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다며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푸틴 대통령의 전용기는 이날 오전 2시22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2023년 9월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서의 상봉에 이어 푸틴 동지와 270여일만에 평양에서 또다시 만나게 된 기쁨과 반가움을 금치 못하면서 굳은 악수를 나누고 뜨겁게 포옹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새벽 시간임에도 순안공항으로 나가 영접하고 푸틴 대통령의 전용차에 동승해 숙소인 금수산영빈관으로 함께 이동해 직접 안내하는 등 극진히 환대했다.
애초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평양 도착이 늦어지면서 하루 일정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의 지난달 집권 5기 시작 이후로는 중국과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네 번째 해외 방문이다.
북한으로서는 2020년 코로나19로 국경을 폐쇄 한 이후 첫 해외정상 방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식 환영식과 대표단 소개, 의장단 사열, 사진 촬영 등 일정을 소화한 뒤 북러정상회담을 갖는다.
회담은 확대회담과 비공식 소인수회담 형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핵·탄도미사일 개발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국제무대에서 고립이 심화된 가운데 북러관계를 재정비하고 격상하는 ‘포괄적 전략동반자’관계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화한 ‘평양선언’이나 공동성명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첫 방북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조로공동선언’, 이듬해인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러 때 ‘모스크바선언’을 발표하며 한국과 소련 수교 이후 냉랭해진 북러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전날 노동신문 1면에 게재된 기고문을 통해 상호 결제체계 발전, 미국 중심의 일방적 제한조치 반대, 유라시아의 평등한 안전구조 건설 등을 제시했다.
특히 북러가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에 근접한 수준에 합의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현재로선 러시아 측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이전부터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수준으로 선을 긋고 있다는 점에서 자동 군사개입 조항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는 데니스 만투로프 제1부총리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장관. 미하일 무라시코 보건장관, 로만 스타로보이트 교통장관 등이 수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방북 일정을 마치고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초청으로 19∼20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