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에서 남쪽을 향해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공격을 시도했다. 북한의 GPS 전파 교란은 지난달 29일 이후로 나흘째이다. 사진은 이날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일대의 GPS 화면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우리나라가 제기한 북한의 GPS 신호교란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결정을 채택했다. ICAO 이사회 의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이번 결정을 북한에 통보하기로 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0~21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ICAO 제232차 이사회는 ▷북한에서 발원한 GPS 신호교란 행위에 대한 심각한 우려 표명 ▷북한의 기존 이사회 결정 및 시카고 협약 등에 대한 엄격한 준수 강력 촉구 ▷재발 방지 보장 요구 등이 포함됐다.
국제 민간항공의 안전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UN 전문기구인 ICAO가 GPS 신호교란 행위의 주체로 북한을 명시적으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2016년에도 북한의 GPS 신호교란 행위에 대해 ICAO 이사회가 우려를 표시하는 결정을 채택했으나, 행위의 주체가 북한임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외교부는 “GPS 신호교란이 자신과 무관한 듯 행동해온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북한의 GPS 신호교란으로 20개 국가·지역의 500대 민간항공기가 영향을 받자 이를 ICAO에 정식 제기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금번 행위가 2012년, 2016년의 이사회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국제 민항안전을 위협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ICAO 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정부는 주ICAO대표부를 통해 다수 이사국을 상대로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는 한편, 이와는 별도로 이사회에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의 전문가를 직접 파견해 우리측 조사 결과의 객관성 및 과학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ICAO 이사회 결정문에 GPS 신호교란 행위와 관련해 북한이 명시된 것은 북한에 ICAO 차원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항공 안전 측면에서 북한 행동의 위험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면서 GPS 신호교란 행위와 같은 도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의 협력 하에 엄중하고 단합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