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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한중관계 복원에 관심”…내년 시진핑 방한 추진
조태열 “習방한, 내년 경주 APEC 좋은 기회”
대통령실 “양국 교류 회복하면 習 방한 가능”
‘G2 대좌’ 무대인 APEC…올해 美대선도 영향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중 양국이 내년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중단됐던 외교채널을 복원하고 지방정부 간 교류를 확대하면서, 정상 간 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 복원을 선언하는 수순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 등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시 주석 방한 문제와 관련해 “고위급 교류에서 항상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이고, 그래서 계속 논의해 왔고, 앞으로도 다양한 계기에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내년도 APEC 정상회의가 좋은 기회가 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중국도 예년과 달리 정상적인 한중관계 복원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상호 고위급부터 실무급에 이르기까지 교류를 회복하면 언젠가는 시진핑 주석도 방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것은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이 유일하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9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베이징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다.

시 주석이 우리나라를 찾은 것은 2014년이 마지막으로, 이후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하며 보복성 성격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시행하는 등 한중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양자 방문 관례상 시 주석이 방한해야 하는 순서이기 때문에 시 주석 방한 문제는 양국 관계에서 늘 주요 현안으로 꼽혔다.

한중 양국은 올해 인적교류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윤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양국 간 소통의 중요성에 공감했고, 이후 한중 대화채널이 속속 재개됐다. 조 장관이 5월 베이징을 방문했고, 한중 외교안보(2+2) 대화(6월),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7월), 한중 외교장관 회담(7월) 등 고위급 교류가 이어졌다.

지난 4월 하오펑(郝鵬) 랴오닝성(遼寧省) 당서기가 코로나19 이후 중국 지방정부 당서기로는 처음 방한하면서 양국 지방정부 간 교류가 이어지고 있고, 코로나 여파로 중단됐던 한중 청년교류도 지난달 5년 만에 재개됐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우리나라가 내년도 APEC 의장국을 수임하면서 시 주석이 방한할 환경이 조성됐다. APEC은 유엔총회, G20 정상회의와 함께 시 주석이 참석하는 주요 국제행사로 꼽힌다. 미중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시 주석은 2022년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개최했고, 202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번째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올해 페루 APEC·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 번째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양국이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이 대형 다자외교 무대를 ‘G2 대좌’의 기회로 삼고 있는 가운데,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셈법이다. 다만 이 경우 양자 방문으로 일정을 추진하는지가 관건이다. 시 주석은 2014년 7월 국빈 방한했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국빈 방중했다.

외교가는 미국 대선 결과도 시 주석의 APEC 참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호무역을 내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8년 APEC 정상회의에 불참했고, 2019년 칠레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APEC 정상회의는 시위 사태로 개최 자체가 취소됐지만,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었다.

조 장관은 윤 대통령이 방중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우리 대통령이 그동안 6번 중국에 갔고 시 주석은 딱 한 번 왔는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면 시 주석이 먼저 오셔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모멘텀이 기회를 만들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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