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맹위가 대단하다. 지난달 24일부터 2주째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에 머무는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소한(小寒)인 6일도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9.4도까지 떨어지고 강한 바람이 불면서 추위가 계속됐다. 한파 탓에 시민들이 귀갓길을 서두르는 등 실외활동을 자제하면서 주요 번화가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 상도동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한모(여ㆍ27) 씨는 최근 버스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실외에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씨는 “지하철을 타면 평소보다 20분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하지만 버스를 타면 두번이나 갈아타야 하는데,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도 너무 춥다”며 손사래를 쳤다.
서울 합정동에서 일본식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5) 씨는 “ 신년회 시즌이라 평일 저녁에도 예약이 많을 때인데 올해는 추워서인지 손님이 별로 없다. 주말에도 예년에 비해 약 20%정도 손님이 줄었다”고 말했다.
골프 등 실외스포츠를 즐기기도 더욱 어려워졌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55) 씨는 이번 주말 거래처 관계자들과 전라남도에 있는 한 리조트로 골프를 치러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5일 리조트로부터 ‘예약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부지방에 내린 폭설과 계속되는 한파가 이유였다. 리조트 관계자는 “많은 눈이 내려서 지난 주 금요일부터 계속 휴장상태다. 기온도 많이 떨어졌고 골프장이 바다 인근에 있다보니 체감 추위가 더욱 커서 라운딩이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감기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원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2009년 발생했던 신종플루의 공포가 더해지면서 병원을 찾는 발길은 더욱 늘고 있다. 서울 영등포 소재 한 내과 관계자는 “평상시 대기 환자가 최대 10명을 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병원 문을 열기가 무섭게 환자들이 몰려든다. 어제(5일)는 대기 환자가 30명이 넘어서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파는 7일 절정을 이루었다가 주말인 8~9일 잠시 주춤하겠다. 기상청은 7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1도, 춘천 영하 15도, 대전 영하 10도 등으로 소한인 6일보다 더 추울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 아침 기온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져 춥겠다”며 “우리나라 상층에 찬 공기가 머물면서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일요일인 9일 오후부터 기온이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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