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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차별 현금유포, 사업체 세탁...양파같은 유씨 불법 행각
급식업체를 운영하는 점잖은 노신사가 베일을 벗고 나니 금품을 안기는 수법으로 정ㆍ관계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을 사고 호가호위했던 인물이었다.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브로커 유상봉(65)씨의 실체가 드러날수록 대담한 로비 행각 여러해 동안 법망을 피해간 사업 수완의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파껍질 벗겨내듯 계속 터져나오는 유씨의 행각에 수사진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무차별 현금 유포로 권력 곁에 둔 수완가 = 유씨는 무차별적인 현금 유포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접근한 담대한 수법 덕분에 경쟁이 치열한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따내고 브로커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유씨는 경찰 고위인사들 사이에서는 ‘유상균’으로, 정계 인사와 접촉할 때에는 ‘유상준’으로 ‘이름 세탁’을 했고 10개가 넘는 휴대폰을 사용하며 자신을 감췄다. 점잖은 외모와 달리 권력에 접근하는 방식은 대담했다. 안면을 튼 공직자로부터 다른 공직자를 소개받으며 인맥을 확장한 유씨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등급’에 따라 액수를 달리한 현금 봉투를 준비했다. 유씨 주변에서는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과 강희락 전 청장에게 간 봉투에 담긴 액수가 수천만원대라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다. 호가호위한 덕분에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부산 지역이 건설현장 식당 업계에서는 “유씨를 통하지 않으면 운영권을 딸 수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져있다.

▶수시로 개ㆍ폐업 반복하는 사업체…체납회피 의심

그가 내세웠던 사업체도 여러가지다. 유씨가 대표 및 이사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진 업체만해도 ‘원진C&C’를 비롯해 3~4개에 달한다. 급식업체 ‘원진C&C’는 유씨가 명함용으로 내세우기 위한 유령회사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급식업체 대표인 것처럼 활동했지만 사실상 1차 브로커로,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장사에 몰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가 이사로 활동했던 급식업체 A유통은 2004년 사업체가 설립된 후 4년 만인 2008년 1월께 폐업했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건설현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B유통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지만 지난 9월 폐업했다. 짧은 시기 안에 개ㆍ폐업을 반복한 것을 두고 탈세 및 체납 세금 회피를 위한 작업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법망 피해가는 로비에 가족 총 동원

유씨의 사업과 로비 행각에는 온 가족과 친ㆍ인척이 총동원됐다. 건설현장 식당 업체들에 따르면 유씨는 처남 김모(57)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2005년 부산 지역에 급식전문업체를 차려놓고 건설현장 식당을 운영했고, 김씨는 운영권 로비나 업자 관리 역할을 유씨와 분담했다. 유씨의 매제인 최모씨도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바라는 이들을 상대로 2차 브로커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송사에 휘말리면 변호사인 사위 오모(41)씨가 유씨를 도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유씨의 처남인 김씨는 검찰에 구속됐을 때에도 오씨 덕분에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유씨는 부인과 자녀들의 명의로 유령 급식업체 법인을 10여개나 설립해 로비 창구로 활용하기도 했다.

<도현정ㆍ박수진 기자@boounglove>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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