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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세상의 이치에 순해진, 그래서 사물과 사람, 자연을 바라보는 마음이 따뜻한 시에서 편안한 공감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시인이 스스로에게 관대한 건 아니다. 시인은 나무처럼 시퍼런 진실로 서기 위해 매순간 치열하게 자신을 다잡는다. ‘고(苦)와 독(毒)을 밥처럼 먹고 옷처럼 입었더니/어느덧 독고인이 되었다’(성(聖)고독 중)는 고백이 대표적이다. 새와 바람, 바다도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다. ‘새들은 몇번이나 바닥을 쳐야/하늘에다 발을 옮기는 것일까’ ‘허공이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고 경고라도 하듯 거침없이’ 등 돌연한 깨달음의 무게가 만만찮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