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온난화를 걱정해 왔지만 의외로 강추위와 마주했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점점 따뜻해지는 겨울을 걱정해야 했다. 하지만 한 낮 최고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인 한파가 이어지면서 겨울이 점차 추워지고 있다. 한 때 대표적인 ‘잘못된 예언’으로 꼽히던 빙하기의 도래에 대한 염려가 계속되는 혹한 속에서 조심스레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추위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신 빙하기 막연한 이야기 아냐”=미국 주간지 뉴스위크의 1975년 4월자 커버스토리는 ‘차가워지는 세상’이었다. 신 빙하시대를 예견한 것이다. 그 이후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런 예언은 무시당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이같은 예언은 일부 현실화 되고 있다.
안순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일시적인 빙하기가 올 수 있다. 온난화로 인해 대서양에서 일어나는 순환이 약해지기 때문“이라며 “온난화가 일어나는 과정 안에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북대서양쪽 해류에 영향을 미친다. 열대지방의 따뜻한 물을 극지방으로 수송하는 해류가 잠시 멈추면서 따뜻한 에너지가 극쪽으로 이동을 못해 추워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0년 1월 상순(1~10일)의 평균 낮 최고 기온은 영하 3.6도로 평년(2.1도)를 한참 밑돌았고 올해 같은 기간에도 평균 영하 2도를 기록하며 혹한을 이어가고 있다.
▶꽁꽁 언 일상생활=혹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 한파 피해도 속출 할 것으로 보인다. 폭설이 잦은 탓에 도로에 눈을 녹이기 위해 뿌려지는 염화칼슘은 자동차에는 독이 될 수 있다. LPG(액화석유가스)를 쓰는 차량의 경우는 시동이 잘 꺼지기 때문에 도로 한 복판에서 갑작스레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순간을 맞이할 수도 있다.
수도관 동파도 마찬가지다.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이어지면 수도관이 터질 우려가 매우 높다. 실제 올 겨울 들어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접수된 동파건수가 7000여건을 육박했다. 수도관 동파를 염려해 가열 기구로 수도관을 녹이다 화재로 이어지는 피해도 주의해야 한다.
채소 과일 등 식료품을 배달 시킬 경우 밖에 오래 놔두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계속되는 추위에 직접 마트에 가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킨 후 집을 비우는 등 장시간 집 밖에 놓아두면 음식이 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 주말 일부 시민들은 트위터에 “야채를 배달 시켰는데 몇시간 집을 비워둔 탓에 바깥에 놓아두어 야채가 다 상했다”는 하소연이 올라오기도 했다.
▶추위에 대처하는 지혜=따라서 한파에 대비한 생활 속 지혜를 발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혹한기에는 자동차도 사람처럼 추위를 타는 탓에 성능 유지를 위해 철저히 관리 점검이 필요하다.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에 따르면 차량에 묻은 염화칼슘은 차체를 녹슬게 하기 때문에 빨리 제거해야 한다. 신발에 묻은 염화칼슘도 신경 써야 한다. 신발에 묻어 따뜻한 차안에서 가루로 변해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유차는 연료 필터가 1년을 넘었다면 고장을 유발하기 때문에 교체해야 한다. LPG 차량은 겨울철에 시동이 잘 꺼지기 때문에 프로판 함량이 충분한 새 연료를 자주 충전해야 한다. 유리세정액은 영하 25도까지 얼지 않는 제품을 골라 사용하고 겨울철 고장이 잦은 배터리는 제조일자를 확인해 제때 교환한다.
보일러 및 수도관 동파에도 대비가 필요하다. 외출 시에는 보일러를 ‘외출’기능으로 설정하고 실내 온도를 10도 정도로 맞춰놓고 나가면 좋다. 또한 수도관의 경우 외출 시 아예 흐를 정도로 열어두면 동파를 예방할 수 있다. 보일러 배수관이나 수도관은 헌옷이나 안쓰는 천 등으로 감싸주면 보온 효과를 볼 수 있다.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열선으로 배수관이나 수도관을 감아주는 것도 신빙하기 시대에 살아남는 지혜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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