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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스 없는 아이폰·아이패드, 그 운명은?
잡스 없는 애플은 어떻게 될까? 애플 CEO 스티브 잡스가 또다시 병가를 내면서 향후 애플사의 진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스티브 잡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의 병가 사실을 알리며 “애플 CEO로서의 역할은 계속할 것이고 중요한 정책 결정에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잡스의 부재시 실질적인 수장은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쿡이 맡게 된다. 팀 쿡은 지난 2004년과 2009년에 잡스가 병가를 냈을 때도 그 빈자리를 무난히 채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여느 기업과 달리 애플의 위상에는 스티브 잡스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그는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차별화 된 마케팅 기법과 프레젠테이션 능력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애플 마니아들은 애플 제품도 제품이지만 스티브 잡스라는 '혁신의 아이콘'에 열광한다. 업계는 잡스의 카리스마와 역량이 애플을 지탱하는 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 결과 잡스는 지난 10년 간 아이팟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등의 제품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애플을 최고의 정보기술(IT) 업체 반열에 올려놨다. 지난 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유수 언론은 잡스를 ’올해의 인물’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잡스의 부재에 대한 충격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틴 루터 킹 데이’로 뉴욕증시가 휴장했음에도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으며,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시장에서는 애플의 주가가 7% 이상이나 급락해 시가총액이 220억 달러 이상이나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증시에서도 애플의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게다가 잡스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언급을 꺼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알렉산더 페레그크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너무 갑작스런 소식”이라며 “병가기간이 어느 정도 될지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는 것은 잡스의 건강과 관련한 이슈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009년 병가 당시에도 비즈니스 인사이더 편집장 헨리 블로젯 등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처럼 IT업계가 격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잡스와 같은 비전을 내놓을 수 있겠느냐”며 “애플의 가장 큰 자산은 스티브 잡스”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따라서 잡스의 병가가 길어진다면 애플의 위상은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은 잡스의 건강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 지에 일제히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애플이 이미 잡스가 없었던 시기를 겪어봤고 애플 제품군이 워낙 탄탄한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충격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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