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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질긴 고기도 연하게…칼질이 비법이죠”
설 준비 바쁜 나날…다하누 최덕기 식육처리 기능사
최소한의 칼질로 육질 살리는게 핵심

명절엔 하루 10마리…평일 3배 작업



설을 앞두고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설 맞이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이들이다.

최덕기(29·사진) 다하누 식육처리 기능사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그가 하는 일은 소 등 도축된 육류를 갈비, 안심, 등심 등의 부위별로 해체하는 일이다.

넉넉한(?) 풍채의 최덕기 기능사는 “한 마리를 작업하는 데 보통 40분가량 걸린다”면서 “올해는 구제역 때문에 예년 설보다는 덜 바쁘지만, 명절은 명절인지라 하루에 1인당 평소보다 2~3배 많은 10마리 가량을 작업한다”고 말했다. 무게가 수백 ㎏인 소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체력소모도 많아 운동선수 못지 않은 체력관리도 필수다.

칼질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최 기능사는 “고기 써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서도 맛이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기를 보면 결이 있는데, 결의 직각 방향으로 고기를 자르면 고기가 연해진다”면서 “질긴 고기도 직각 방향으로 칼질해 연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칼질을 많이 하게 되면 육즙이 많이 날아가기 때문에 최소한의 칼질로 고기 본연의 육질을 살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귀띔했다.

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소 한 마리, 한 마리마다 품종,사육환경 등에 따라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기계로는 절대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을 감당할 수 없다고 잘라말한다. 연장이 좋아야 실력도 발휘되는 법. 그에게 칼은 보물단지와 같다. 시간마다 자외선 살균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매일 손으로 숫돌에 직접 갈아 손질한 뒤 하루 작업을 시작한다. 또 자신의 칼은 다른 사람 손을 절대 타지 못하게 한다. 최 기능사는 “이쪽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칼을 남에게 빌려주지 않는다”면서 “아무리 친한 친구도 자기 차는 잘 빌려주지 않으려는 심리와 같다”며 미소지었다.

소의 모든 부위를 먹어봤다는 그는 육가공 관련 종사들만이 알고 있는 별미도 소개했다. 그는 “처녑을 국수처럼 썰어서 소금과 참기름으로 간해서 먹으면 거짓말처럼 술이 잘 취하지 않는다”면서 “육가공 관련 종사자들만 아는 최고의 음주 전 보충제”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롱사태로 만든 육회도 별미 중에 별미”라는 말도 살짝 귀뜸해 줬다. 명절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우와 수입산을 구별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그는 “한우는 기본적으로 적갈색을 띠고 지방에 윤기가 흐르는 반면, 수입산은 분홍빛에 지방의 윤기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 일을 시작한 지도 올해로 7년이 된다. 채 30살도 안 된 그가 이 직업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최 기능사는 “축산업을 하셨던 아버지 영향으로 자연스레 농업고 축산과를 가게 됐고 일을 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고 싶어 식육처리 기능사 자격증도 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미래와 관련해 “앞으로 한방재료로 직접 만든 사료로 한우를 키워서 생산-판매-서비스의 모든 단계를 직접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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