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에서 청해부대가 생포한 소말리아 해적 5명의 신병을 놓고 정부가 다각도의 활용방안을 모색중이다.
피랍된지 석달이 지난 금미호 선원과 맞바꾸기 협상도 가능하고, 생포 해적을 이용해 협상이 벌이면서 한국인 추가 납치에 혈안이 된 현지 해적들의 활동을 둔화시킬수도 있다. 아울러 협상와중에 우리의 해적 대응력을 키울 시간도 벌수 있는데다 자국민 보호에 나서게 될 소말리아정부의 협조도 얻을수도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있다.
프랑스는 지난해 3월 해적 모함 4척과 소형 선박 6척을 궤멸시킨 뒤 해적 35명을 체포해 자국으로 압송해 해적의 준동을 억제하는 지렛대로 활용했고, 북한은 2007년 해적 4명을 체포한뒤 역으로 몸값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용도로 활용할수 있는 ‘포로’ 처리문제와 관련, 김관진 국방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아덴만 여명작전’ 결과보고 간담회에서 청해부대가 생포한 해적 5명에 대해 “이들이 국내에 도착하면 재판을 해야할 것”이라며 “국내 송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단 국내에 들여와서 여러 전략을 짜겠다는 것.
정부 당국자는 “해적은 반드시 처벌한다는 기조 하에 제3국 처리와 국내 압송 처리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검토 중이며 처리국가도 복수로 후보로 올려놓고 마지막 교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금미호 한국인선원과의 맞교환이다. 금미호는 지난해 10월9일 케냐 해상에서 어업중에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으며, 이 배에 한국인 2명이 탑승해 있었다. 김 장관은 “금미호를 납치한 해적과 이번 해적들의 소속을 비교해봐야 할 것”이라며 “생포 해적들을 심문하면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말해 비교적 구체적인 맞교환 방안을 이미 검토했음을 시사했다.
다만 함께 피랍된 조선족으로 알려진 중국인 2명과 케냐인 39명까지 맞교환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가가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생포된 해적의 신병을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이상 소말리아 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반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소말리아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라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외교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생포된 해적을 억류하면서 소말리아 인근 해역 전력강화를 위해 시간끌기를 할수 있다. 또한 이미 납치된 금미호 선원들과 해적 출몰 지역을 지나가는 다른 어선에 대한 공격적 반응을 억제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는 2008년 4월 이후 자국 선박이 네 차례나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으나 모두 군사작전을 통해 해적을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철저한 응징을 지시했다. 생포된 해적은 본국으로 압송했다.
북한은 2007년 11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북한 화물선 ‘대홍단호’ 선원 22명은 숨겨뒀던 총기를 꺼내 해적과 교전을 벌여 해적 3명을 사살하고 4명을 붙잡았다. 선원들은 생포한 4명의 해적을 미끼로 1명당 100만달러를 지불해야이들을 돌려보내겠다며 오히려 역으로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아덴만 해상에서 납치된 유조선 ‘모스코보스키 우니베르시테트호’를 구출하고 체포한 해적들을 재판없이 무동력 고무보트에 노도 없이 태워 해안에서 540여㎞ 떨어진 망망대해로 내려놓았다. 해적들이 프랑스와 러시아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이태형 기자@vmfhapxpdn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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