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인천 국제캠퍼스
미션스쿨 가치관과 배치
연세대가 개교 이래 첫 교내 ‘펍(pubㆍ서양식 주점)’을 만드는 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봄 학기에 정규 수업이 시작되는 인천 국제캠퍼스 주변에 상가가 없어 ‘학생 친교 장소가 필요하다’며 설치 검토에 착수했지만 ‘기독교 학교 전통에 어긋난다’는 내부 여론과 충돌했다.
26일 연세대에 따르면 국제캠퍼스 추진위원회(위원장 김한중 총장)는 교정의 기숙사 지하나 학생회관(종합관)에 펍을 만드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캠퍼스 인근 수㎞ 이내 지역이 상가, 아파트, 연구단지 공사장뿐이라 신입생이 고립감을 이기고 스트레스를 풀 곳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의 억눌린 수요를 노려 포장마차 등 불법시설이 교정 주변에 들어서면 면학 분위기와 안전이 나빠지는 문제도 미리 막자는 것이 찬성론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교내에 술집만은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연세대는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와 세브란스의학교가 모두 서양 선교사가 세운 미션스쿨이라 개교 후 126년 동안 캠퍼스에서 술, 담배 판매가 허용된 적이 없다.
위원회 측은 학생 복지와 학내 전통을 해치지 않는 절충안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예컨대 맥주 이상 도수가 높은 술은 팔지 않고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원칙 외에도 펍을 임시 건물 형태로 운영하다 2012 ~2013년 캠퍼스 인근 상권이 완성되면 폐쇄하는 안 등을 의논한다는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내 문화 등을 볼 때 다소 미묘한 사안이지만 3~4월 실제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최종안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