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전 경찰청장은 27일 오후 2시께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이날 저녁 구속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여환섭 부장검사)는 이날 강 전 청장의 혐의를 소명하기 위해 건설현장 식당 비리에 연루된 피의자 소환 조사도 자제하고 구속전 피의자신문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강 전 청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10일 동안 보강조사를 거쳐 브로커 유상봉(65)씨로부터 7000만원을 추가로 수수한 혐의를 적발했다. 지난 23일 강 전 청장을 재소환한 이후 영장 청구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24일 검찰시민위원회까지 열어 “상식과 형평에 비춰볼 때 구속영장 재청구함이 상당하다”는 의견까지 받았다.
검찰이 이처럼 강 전 청장의 영장 재청구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강 전 청장의 구속 여부에 따라 건설현장 식당 비리 수사 전체가 힘을 받느냐 잃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강 전 청장은 현재까지 검찰이 공개 소환한 인물 중에서는 최고위층에 속한다. 또 강 전 청장이 전ㆍ현직 경찰 간부들에게 유씨를 소개시켜줬다는 정황상 강 전 청장을 통하면 다른 피의자들의 혐의점 연결고리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난번 영장 기각은 유씨 입만 본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전직 경찰 총수라는 강 전 청장의 상징성과 맞물려 검찰의 경찰 손보기에 대한 의구심까지 불러왔다.
이번에도 영장이 기각된다면 수사 자체가 신뢰성을 잃고 용두사미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영장이 발부되면 뜸들여왔던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영장 청구부터 시작해 수사를 다시 벌려볼 수 있는 역전의 발판이 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일사천리로 진행된 검찰 수사가 분수령을 어떻게 넘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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