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국민 우롱하는 국가용역보고서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정책연구정보서비스’(프리즘) 사이트에 최근 가짜 연구보고서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음이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밝혀졌다.
행정편의주의에 의해 잘못된 연구자료들이 공개되면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한 2차 연구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또한 ‘국가연구용역의 투명도를 높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며 민원 편익을 증진시키겠다’는 사이트 운영목적과도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년 국민독서연구실태조사’ 보고서를 프리즘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 내용은 통계청이 운영하는 ‘국가기본통계’에도 들어갈 정도로 중요한 연구용역.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이 보고서는 2009년 보고서에서 연도만 수정해 만든 ‘가짜보고서’임이 드러났다. 이들은 연구용역 시한 내에 보고서를 완성할 수 없게 되자 가짜보고서를 만들어 시한을 맞춘 것. 문화부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7일 관련 보고서를 사이트에서 급히 내렸다.
그러나 비슷한 잘못이 또 되풀이됐다. 문화부는 지난 18일, 프로야구 선수노조에 대한 연구용역물인 ‘한국 프로스포츠 선수조직에 관한 연구’ 용역보고서를 프리즘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그러나 이는 중간보고서였으며, 최종본은 헤럴드경제 취재진의 취재가 시작된 25일에야 올라왔다. 이를 담당한 공무원은 “일부 문구가 수정된 정도일 뿐 주요 내용이 바뀐 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간보고서와 최종보고서는 주요 내용이 크게 바뀐 상태였다.
실례로 중간보고서에는 “선수와 구단 간 분쟁을 중재해줄 중재기구를 ‘프로스포츠연맹 내’에 만든다”고 돼 있었지만 최종본에선 “중재기구를 ‘정부 내에’ 만든다”로 달라져 있었다. 또 중간보고서는 88페이지였으나 최종보고서는 97페이지로 크게 늘어났으며 내용 또한 크게 바뀐 상태였다. 이에 따라 최종본인 것처럼 올려진 중간보고서를 연구에 활용했을 경우 이는 확연히 오류가 되는 셈이다.
또한 보고서를 담당 공무원들은 심지어 가짜보고서나 중간보고서를 올리면서 ‘(연구용역) 검토결과 보고서’까지 작성, “보고서가 연구용역 목적에 부합하며, 결론이 적절해 향후 정책에 사용될 수 있다”는 엉뚱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완성되지도 않은 보고서에 대해 ‘적합’ 판정까지 내린 것.
이와 관련해 프리즘 사이트를 책임지고 있는 행안부 지식제도과 곽병관 사무관은 “사이트 개편을 앞두고 이전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2월 말까지 보고서 갱신기일 엄수를 강조하다 보니 생긴 일인 것 같다”며 “해당 부처 담당 공무원들에게 점검을 요구해 정확한 보고서를 올리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