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급파 이후 불철주야 병상지키며 수차례 수술 조언·집도…온 국민 쾌유 기원 화답 주목
국민적인 ‘석 캡틴’ 살리기 열망의 중심에는 이국종(42) 아주대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이 있었다.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에 대한 오만 현지의 두 차례 수술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언도 했건만 열악한 의료시설과 노하우 탓에 차도 없는 병세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이 교수는 고름과 염증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국내에서의 첫 수술을 무사히 끝낸 30일 새벽에야 그간 참아왔던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지난 25일 오만으로 급파된 후 노심초사하다 서울행 ‘에어 앰뷸런스’를 타고 석 선장을 돌보며 뜬눈으로 11시간의 비행을 견딘 이 교수는 며칠째 눈 한 번 제대로 붙이지 못했다. “조금만 더 귀국이 늦었더라면….” 아직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지만 최대 고비를 넘긴 것이 다행이었다. 이렇듯 이 교수는 늘 캡틴 옆에 있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외상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그는 응급처치를 하며 곧바로 외과수술을 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전문 외상의다. 1995년 아주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3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대학병원과 영국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에서 외상의 수련을 받았다. 2004년에는 대한외상학회 최연소 평의원으로 선출됐으며, 지난해 8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으로 임명됐다.
우리나라 대학병원에서 외상외과 전담의로 활동하는 의사는 5명도 채 되지 않는다. 실제로 정부는 석 선장의 위급한 상태를 파악하고 국가기간병원 역할을 하는 서울대병원 등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외상전문의를 수소문했고, 다발성 골절이나 심한 자상 등을 입은 중증 외상 환자 치료를 주로 맡아온 이 교수가 낙점됐다.
이 교수는 줄곧 냉철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그는 석 선장의 상태를 전하면서 단 한 번도 ‘어렵다’는 등의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 취재진에게도 “석 선장의 상태가 위태위태하다”면서도 “범발성 혈액응고 이상이 악화하지 않으면 한 번 해볼 만하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또한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58) 씨 등 가족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배려하는 세심한 모습도 보였다.
이 교수는 “환자의 상태가 너무 위중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귀중한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석 선장의 쾌유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바람을 이루기 위해 이 교수는 오늘도 석 선장의 곁을 지키고 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