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됐다 총상을 입고 국내 이송된 삼호주얼리호의 석해균(58) 선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패혈증 예방 수술을 받았으나, 증세에 변화가 없어 의료진이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31일 오전 유희석 아주대병원장, 이국종 교수 등이 회진한 결과 석 선장은 수술이 이뤄진 상처 부위의 염증 치유가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고, 폐쪽은 아직 큰 변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폐 기능이 정상화되면 장기 내 물이 자연스레 빠지고 패혈증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아직은 상태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아주대 병원은 지난 30일 오전 0시15분부터 3시간에 걸쳐 패혈증(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증상)과 범발성 혈액응고이상(DIC, 혈관 내부에서 혈액이 응고되는 현상) 치료를 위해 오른쪽 배와 대퇴부 등에서 괴사 조직과 농양을 제거하고 양측 대퇴부에 박혀있던 총알 2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이후 석 선장은 패혈증과 DIC 증세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은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패혈증 관련 수술 이후 혈소판이 1㎕당 5만에서 10만으로 올랐으나 아직 정상 수치인 15만에서 40만까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수축기 혈압은 110mmHg 정도로 정상수치인 80~120mmHG 사이에서 유지되고 있다. 의료진은 소변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고, 패혈증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늑막 삼출(혈관 투과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혈액성분이 혈관 밖으로 스며나오는 상태)과 심낭 삼출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주요 장기 기능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심한 염증의 후유증으로 체온이 38도를 넘어 고열이 지속되고 있어 인공호흡기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데다 기도 내 삽관(기도가 막힌 환자에개 산소공급이나 기타 음식물 등을 공급하기 위해 목에 관을 삽입)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향후 1~2일 사이에 폐렴 발생의 우려가 있어 의료진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자 상태를 지켜보며 국내 2차 수술 일정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골절 수술은 장기 이상이 정상화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석 선장이 입은 총상은 6발로 추정하고 있으나, 오만 현지 의료진에 의한 1차 수술 당시 탄환이 회수됐는지 여부는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 의료진이 오만 2차 수술에서 회수한 2발과 아주대병원에서 회수한 2발을 포함한 4발이 회수된 것이 확인됐다. 탄환은 해경에서 회수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으며, 의료진은 회수된 탄환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현재 아주대병원측은 “10개과 20여명의 의료진이 석 선장의 상태를 살피고 있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주야간 당직자들이 비상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상에는 석 선장의 쾌유를 바라는 응원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선플러’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석 선장이)인질로 잡힌 위험한 상황에서도 함께 배에 탄 선원들을 구하기 살리기 위해 침착하게 위기극복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며 “선장님의 용기있는 행동을 저희들이 따라 배울 수 있도록 꼭 일어나시길 빌겠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디 ‘쭈쭈바’는 “본인은 팔다리가 부러지고 골반과 옆구리에 여러차례 총상을 입었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구출작전에 협조하셨다니 대단하다. 집중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위중한 상태라고 하니 안타깝다”며 석 선장의 쾌유를 빌었다.
수원=이태형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