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작가의 대학교 같은 과 후배라고 밝힌 누리꾼은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그동안 정말 말하고 싶었다. 영화 제작사의 횡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일주일 쯤 전인가, 학교 동기에게 선배가 집에서 홀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무슨 사정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오늘 기사를 보고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며 “정말 눈물만 나고 그동안 참으며 쌓아왔던 이 영화 바닥의 모든 서러움과 화가 한꺼번에 터지는 순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작가의 후배는 “작년에 600만명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영화가 있는데 그 제작사의 횡포가 대단했다”며 지인의 사연을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인이 그 영화의 스탭으로 참여했는데 처음엔 3달에 800만원을 주겠다고 하더니 몇주 뒤엔 4달로 연장, 그리고 5개월, 6개월로 계속 늘어났다는 것. 당시 스탭들이 추가계약을 요구했지만 제작사 대표가 배째라는 식으로 돈 안주면서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라, 다른 애들 뽑아서 돈 주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게 영화판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모두 참고 일합니다. 꿈 때문이죠. 남의 꿈 밑져서 생노동 시켜먹고 횡포부리는, 한마디로 사x꾼들 입니다. 뭐 처음부터 저예산으로 시작한 영화라 인정상 돈 조금 받고 일하는건 충분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중에 큰 수익이 났을 경우엔 그만큼 돌려줘야 하는거 아닙니까?”라며 “하지만 그냥 관례니까, 원래 그랬으니까, 하고 스탭들 뛰엄뛰엄 보고 줄것도 안주는 제작사나 투자사들 진짜 참을 수가 없다”고 격분했다.
출처=다음아고라 게시판 |
이어 “선배의 죽음이 물론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분명 선배가 속해있던 사회 구조의 문제가 더 컸다고 봅니다.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네요”라며 “감독과 배우들은 아무 힘이 없습니다. 이들을 욕해선 안됩니다. 제작사와 투자사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많은 분들이 부디 이 어려운 현실을 알고 영화를 즐겨주었으면 좋겠다”며 “여러분이 보시는 한국의 모든 영화들, 이렇게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으며 뒤에서 일하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몸 바쳐 만드는 영화”라고 관심을 호소했다.
누리꾼들은 “삶 그 자체의 막막함도 안타깝지만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 기가 막힙니다.” “호랑이와 인간의 차이가 있다면 호랑이는 배가 부르면 사냥을 안하죠. 그런데 인간은 배가 불러도 사냥을 한다는 겁니다. 가질만큼 가졌어도 더 가지고 싶어하는 그 탐욕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피눈물을 흘리죠.”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이 꿈을 버리고 평범한 삶을 선택할 수 밖에 없나봅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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