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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발물 의심상자 열어보니 10억 돈다발...누가? 왜? 무엇때문에?
지난 9일 서울 여의도백화점 내 물류창고에서 발견된 10억원이 든 상자의 주인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상자에는 흔한 지문조차 발견이 안 됐다. 경찰은 보관자로 알려진 강모(28) 씨가 보관 당시 남겨놓았던 휴대폰 번호를 대포폰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포폰일 경우 10억원의 진짜 주인을 찾는 것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휴대폰 명의자와 사용자의 신원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일치하지 않을 경우 명의를 빌려준 가입자를 추적해 참고인 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돈 주인 찾기 장기화될 수도=영등포경찰서는 지난해 8월 S물류업체에 10억원을 맡기고 현재 연락이 두절된 강 씨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강 씨가 10억원이 든 상자를 맡길 당시 남겨놓았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를 토대로 신원 확인 작업에 들어갔으나 주민등록번호는 허위로 밝혀졌다. 또한 9일 오후 이동통신회사에 휴대폰 명의자의 신원 확인을 요청해 놓았지만 이것도 타인의 명의를 이용해 만든 ‘대포폰’일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폰일 가능성이 99% 이상이다. 명의를 빌려준 휴대폰 가입자가 10억원을 맡긴 보관자와 지인 관계라면 돈의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수사가 길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포폰일 경우 경찰은 휴대폰 명의자를 추적해 경찰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어디서 어떻게 만나 명의를 빌려줬는지, 또 대포폰을 만든 장소는 어디인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 강 씨의 신원 확인을 위한 증거 수집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은돈’ 가능성 커져=물류창고에서 발견된 10억원의 현금을 두고 ‘검은돈’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경찰도 “의심스러운 돈임에는 틀림없다”며 검은돈의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다양한 정황 증거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이 돈이 들어 있던 두 개의 상자를 놓고 지문 감식 조사를 진행했지만 보관자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 8억원이 담겨 있던 상자의 경우 5만원권 500장이 한 묶음이었으며 돈은 노끈 재질의 띠로 묶여 있었다. 32개의 돈뭉치가 각각 이런 띠로 묶여 있었으며 A4용지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현재까지 특이한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돈을 상자에 담을 때부터 지문이 남지 않도록 조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한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정치인에게 전해질 불법정치자금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업체는 10억원이 든 종이상자를 보안 등의 이유로 은행에 보관해 놓은 상태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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