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안에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에는 강릉에는 77.7cm의 눈이 내려 하루 신적설량으로는 1911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동해와 울진에서도 11일 하루 각각 70.2cm, 41cm의 눈이 내려 역대 최고치였던 2005년의 기록(동해 61.8cm, 울진 39.2cm)을 경신했다. 100년 만의 폭설이 한겨울인 1월이 아니라 봄을 앞둔 2월에 쏟아진 점도 기상 당국을 놀라게 했다.
동해안 지방에 2~3월 많은 눈이 내리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찬 대륙고기압이 2월에 접어들면서 세력이 점차 약해짐에 따라 우리나라 남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져 눈구름대를 형성하는 북고남저(北高南低)형 기압배치가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을 포함해 2000년대 들어 강원지역에 내린 폭설(20㎝ 이상) 9차례 가운데 7차례가 2~3월에 집중됐다. 2005년 2월15일 대관령 적설량이 68.5㎝을 기록하는 등 동해안 지역에 폭설이 내려 일부 학교에 휴교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속초지역 역대 기상자료를 보면 2월의 일 최심 신적설(하루동안 내린 눈의 양) 극값(최대)은 89.6cm(1969년 2월 20일)로 1월 극값 56.2cm(1978년 1월 2일)보다 30cm가량 많았다.
1월에는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워낙 강해 중국 남부지방 등에 저기압이 형성되기 어렵지만 2월 들어 고기압이 약해져 우리나라 남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지면 북고남저의 기압 배치로 북동풍이 자주 분다. 상층에 있는 찬 공기가 북동풍을 타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높은 해수면을 따라 내려오면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눈구름대가 동해안 상공에 만들어지는 것이 2~3월 동해안 폭설의 원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상층 5㎞에 영하 30도 안팎의 찬 공기가 머무르는 가운데 우리나라 북쪽에 찬 대륙고기압이 위치하고 일본 열도를 따라 저기압이 지나는 북고남저형의 기압 배치가 이뤄졌다”며 “내일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지방 등에 북동기류 영향으로 최대 30cm의 눈이 또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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