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하루동안 77cm의 기록적인 눈이 쏟아지는 등 100년 만의 폭설로 강원 동해안 지역 도시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가운데, 고립마을과 폭설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관계 당국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워낙 많은 눈이 내린데다, 강추위까지 겹쳐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14일 영동지역에 최대 30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피해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폭설로 인해 강릉과 동해, 삼척 등 18개 마을 640여가구 1280여명의 주민이 고립됐다. 또 강릉에서 비닐하우스 160여 동, 동해에서 20여 동이 붕괴되는 등 비닐하우스 220여 동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도심지역의 피해도 잇따라 주택과 상가 등 건물 30여 채의 지붕이 내려앉았고, 선박 17척도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침수됐다.
대책본부는 시ㆍ군별로 피해 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액이 가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이날 현재 폭설로 강릉, 삼척, 태백 등 7개 시ㆍ군 187개 노선의 시내ㆍ농어촌 버스는 이틀째 결행되거나 단축 운행되고 있다. 일부 구간은 제설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1m가 넘는 폭설이 내린 탓에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날 폭설로 결행됐던 부산, 대구, 울진 시외버스 3개 노선은 이날 오전부터 운행은 재개되고 있으나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폭설로 고립된 마을길 확보와 도로 기능 회복을 위한 제설작업도 본격화화고 있다.
도와 도로관리 당국은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등에 1560여대의 제설장비와 5400여명의 제설인력을 투입해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살포하는 등 밤샘 제설작업을 벌였다. 또 공무원과 육군 8군단 등 군장병 2천여명을 투입해 도심 이면도로와 마을 진입로 등지에서 제설작업을 벌이는 등 고립마을 구조에 나섰다.
특히 도는 2018동계올림픽 후보도시 평창 현지실사(14~20일)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IOC 실사단이 방문할 영동고속도로 횡계IC~강릉IC, 국도 59호선 진부~중봉, 지방도 2개 구간 등에 100여대의 장비와 6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중점 제설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국도 7호선의 양방향 통행은 오는 15일 오후께나 가능할 것”이라며 “고립마을 주요 진입로와 IOC실사단 방문 구간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영동지방은 오늘 밤부터 내일(14일)까지 10~20㎝, 많은 곳은 30 ㎝ 이상의 눈이 오겠다”며 “비닐하우스와 건물 지붕 붕괴 등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내일 오전을 기해 동해안 대부분 지역에 대설예비 특보를 발령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