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와 수평선이 보인다. 그 위로 파란하늘과 하얀 뭉게구름이 있다. 가운데에 볏집으로 엮은 빨래줄이 있고 사진 네 장이 걸려있다. 한 장은 아이들 세명이 잔디밭에 누워 양손을 뻗고 있다. 다른 하나는 배낭을 맨 사람이 사막을 횡단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푸른 초원을 가로지른 도로에서 오토바이 앞 부분이 보인다. 특히 양발을 묶고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에 눈길이 간다. 책 <버킷리스트>(2011, 한국경제신문)의 표지 그림이다.
영화 '버킷리스트'에서 모티브를 얻어 쓰여진 이 책. ‘버킷리스트’는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을 정리한 실천리스트를 의미한다. 이 책은 소제목처럼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목록을 찾는 방법과 실천하는 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일반 자기개발 서적과 달리 이야기 형식으로 쓰여져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존 고든의 작품을 읽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책은 호텔조리사 ‘태양’과 ‘데이비드’ 아저씨의 멘토링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꿈도 목표도 없던 태양에게 접근하는 데이비드 아저씨. 만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점점 성장하는 주인공 태양. 뻔한 스토리 전개지만 유익한 정보와 재미가 있어 책이 가볍게 느껴지진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버킷리스트 외에 눈길이 가는 문구가 있다. ‘미전플라세.’ 책을 이해하려면 미젼플라세를 알아야 한다.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용어지. ‘모든 것이 미리 준비된 채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야. 호텔 문을 열기 전에 준비를 완벽하게 끝내 놓아야 하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라네.”(p.53)
꿈을 이루기 위해선 미리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때론 몸을 던지고 문제를 수습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하는 데이비드 아저씨. 책을 읽어보면 모순같지만 모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 강창균을 알게 되었다. 미래에셋생명 이사로 근무한다는 그의 이력 때문에 재미없진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 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2009년도에 존고든이 쓴 <트레이닝캠프>(2009, 쌤앤파커스)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 후 존고든이 쓴 작품을 모조리 구매해서 본 적이 있다. 그 중 <에너지버스>(2007, 쌤앤파커스)도 포함된다. 우연한 일일까. 에너지버스가 몇 년도에 출간되었는지 확인하려고 인터넷서점에서 검색을 했다. 번역한 이가 ‘유영만’이다. 이 책의 다른 저자가 바로 ‘유영만’이다. 그래서인지 <버킷리스트>가 존고든의 작품을 더욱 닮은 느낌이 들었다. <최영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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