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서 연일 반정부 시위가 과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 거래처를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 중 대다수인 80% 이상이 현지 사업을 유지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곳 중 1곳은 사업확대까지 검토하고 있어 중동 리스크에 정면 도전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동에 진출한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중동사태에 따른 기업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응답 기업의 70.9%는 ‘현지 사업을 일단 유지하겠다’고, 10.4%는 오히려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기 위해 사업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위험관리 차원에서 현지 사업을 부분적으로 철수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18.7%에 그쳤다.
향후 중동 지역 사태 전망과 관련해서는 ‘더는 사태가 악화하지 않겠지만 단기간 해결은 어렵다’고 답한 기업이 64%로 가장 많았고, ‘주변국의 도움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정될 것’(28.6%), ‘사태가 장기화하고 악화할 것’(7.4%) 등이 뒤를 이었다.
대중동 사업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안전리스크(29.6%)가 꼽혔다. 이어 시장정보 부족(24.6%), 수익성 확보 곤란(8.9%), 법·제도 미비(8.9%) 등도 애로사항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국가들은 투자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이 향후 투자 유망한 중동 국가로 거론된 나라 중 UAE(26.4%)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사우디아라비아(24.7%), 이란(10.1%), 쿠웨이트(7.2%), 카타르(6.6%), 이라크(4.7%) 등의 순이었다.
앞으로 3년간 유망한 사업분야로는 건설·플랜트(39.4%), 에너지·자원(24.1%),석유화학(19.7%), 소비재(11.8%) 등이 꼽혔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중동지역은 해외건설의 66%를 담당하고 전체 원유의 82%를 수입하는 지역으로 섣불리 포기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며 “정부가 나서 공사대금 수령대책과 피해보상 대책을 세워 중동지역의 기업 엑소더스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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