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먹는 데 쓴 가구당 지출액이 처음 월평균 6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연초부터 식료품 가격의 무더기 상승에 이어 외식비 급등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먹고 사는 데 드는 비용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농어가 제외 2인 이상)의 소비지출 항목가운데 ‘먹는’ 지출인 식료품ㆍ비주류음료과 식사비 등 2개 항목의 합산액은 가구당 월평균 60만2604원이었다. 연간으로는 723만원으로 700만원선을 훌쩍 넘어섰다.
항목별로 보면 밥상에 올라가는 쌀, 채소, 육류, 수산물 등 식재료와 과자, 과일, 커피 등이 포함된 식료품ㆍ비주류음료 소비가 31만6936원으로 전년(29만7652원)보다 6.5% 늘었다. 외식, 배달음식, 주점, 커피숍 등 바깥 음식을 사먹는데 들인 식사비는 지난해 월평균 28만5668원으로 4.0% 증가했다.
이 두 항목은 가계소비 중에서도 증가폭이 크지 않은 항목이다. 7년 전인 2003년(식료품ㆍ비주류음료 25만5079원, 식사비 22만9525원)에 비해 나란히 24%씩 늘어, 같은 기간 전체 소비지출 증가율 35%에 훨씬 못미친다.
하지만 가계의 식비 부담은 올해 들어 가중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생선ㆍ채소ㆍ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2월보다 25.2% 올라 9개월째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전달보다도 0.8%가 올랐다.
농산물(21.8%), 축산물(12.3%), 수산물(11.4%) 등 예외 없는 상승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7.7% 올랐고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5%)에 대한 기여도는 1.55%포인트였다.
이런 상황은 기상악화에 따른 농산물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수온도 변화에 따라 어획량 감소, 구제역에 따른 돼지고기 파동 등이 가세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식품 원재료의 국제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2월 가공식품 물가는 작년 2월보다 3.8%, 전월보다 0.7% 올랐다. 이는 농축수산물 물가와 맞물려 외식물가 오름세를 부추기기 시작했다. 외식물가는 작년 2월보다 3.5%, 전월보다 1.4%나 올랐다.
한편 올해 하반기에는 전국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가계 경제를 더욱 힘들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시ㆍ도 물가관계관 회의에서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따라 연초에 계획했던 공공요금 인상을 7월 이후로 연기했다고 보고했다.
서울시는 하반기에 상수도 요금을 최고 17%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경기도 여주군과 하남시는 7월에 상ㆍ하수도 요금을 올리고 과천시는 9월에 인상할 계획이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