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기아차가 국내외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디자인경영’의 성공을 꼽으면서 현장에서 이를 이끌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오기로 했다.
박재홍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장은 “오늘 기아차의 성공은 6년 전 디자인경영을 선언한 성과”라면서 “여기에는 당시 기아차 사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기아차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스스로를 진정한 기아인이라고 느끼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에 대해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는 두 가지 요인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나는 작년 7월 선출된 박 조합장이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 지원방안 마련을 선거공약에 포함시킨 것이다. 기아차가 좋은 실적을 내고, 주가가 올라가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박 조합장을 포함한 기아차 우리사주조합원의 생각인 셈이다.
이와 함께 최근 현대차 북미 디자인센터를 총괄하던 필립 잭 수석디자이너가 친정인 GM으로 자리를 옮긴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능한 인력에 대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완성하는 데 기여한 필립 잭 수석디자이너가 경쟁사로 옮겨가면서 위기감을 고조시킨 것이다.
박 조합장은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이 기아차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회사와 우리사주조합, 노조 모두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음달 초 열리는 대의원 수련회에서 조합 차원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현대차도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 역할을 할 거물급 디자이너를 영입키로 하고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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