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월평균 11만 7천원
7년새 64%급증…사상최고
간접세 등 포함땐 부담 급증
가구의 납세액이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소득은 게걸음인데 세금은 코끼 뜀으로 늘어난 결과다. 한두해가 아니고 7년을 내리 그래왔다. 안그래도 팍팍한 가계에 가장들의 등골이 세금으로 휘는 이유다.
8일 통계청의 작년 ‘가계동향’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평균 조세 지출액은 11만6927원으로 집계됐다.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2009년 10만4884원에 비해 11.5% 증가했다. 소득은 물론 이만큼 늘었을리 없다. 그만큼 쓸 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조세 지출은 가계지출 가운데 경상조세, 비경상조세 지출을 합한 금액이다. 경상ㆍ비경상조세는 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부동산 취득세 주민세 인지세는 물론 환경개선부담금, 과징금 등 일부 부담금을 아우른다. 정부에 내는 직접세와 일부 부담금만 집계한 것이다. 사고 쓰고 먹을 때 내는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 간접세는 포함하지 않은 액수인 만큼 실제 가구가 부담하는 세금은 가계지출에 잡히는 액수보다 훨씬 더 많다.
2003년 가구의 월평균 조세 지출액은 7만1129원이었다. 2004년 7만9324원, 2005년 8만628원, 2006년 9만1086원으로 빠르게 증가하더니 2007년 10만원 선까지 넘었다. 2008년 10만7907원에서 2009년 10만4884원으로 잠깐 감소했지만 단 1년뿐이었다. 2010년 11만6927원으로 11만원 선까지 돌파했다.
소득에 따라 세금은 당연히 늘어난다. 문제는 조세 지출 증가속도다. 우리나라 가구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세금 부담이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가구 소득은 2010년 363만1713원으로 2003년 263만568원에서 3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평균 조세 지출은 64.4%나 증가했다. 최근 7년 동안 세금이 소득보다 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이다. 한두해가 아니고 7년을 그랬으니 심리적으로 느끼는 세금 증가 부담은 더 크다.
결국 소득보다 빠른 속도로 세금이 늘어나니 전체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작년 우리나라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에서 조세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3.95%로 조사됐다. 2009년 3.78%와 비교해 0.17%포인트 상승했다. 2003년 3.31%였던 조세 지출 비중은 2004~2008년까지 등락을 거듭하다 2009부터 2년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