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청, 축산청, 소비자청, 인구청…’
최근 특정분야를 전담할 외청(外廳)과 같은 별도 정부 조직을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룬다.
외청 설립 얘기가 나오는 분야는 대부분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탓에 현재 정부 조직으로는 대처가 어려운 곳들이다.
이같은 주장들은 다음 정부 조직개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윤덕룡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일 한국경제학회 심포지움에서 에너지청 또는 에너지처 설립을 제기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에 국가 경제가 엄청난 리스크에 노출되는데도 한국 경제는 여전히 에너지 고소비형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도 1970년대 에너지 위기 이후 전담부처를 설립해 에너지 관리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또 대체에너지 개발이 향후 경제성장을 좌우할 중요한 프로젝트로 민간기업에만 맡겨서는 안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한다는 것이다. 에너지청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많은 국가들이 운영중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인 소비자원을 소비자청으로 개편하는 방안은 정부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법제처는 최근 ‘일본 소비자청 및 소비자위원회설치법에 관한 연구’ 용역보고서를 중앙대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제출받았다. 이번 연구의 책임을 맡은 전병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는 “일본의 소비자청 설치는 소비자가 주역이 되는 국민 위주 행정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실현한 것으로 그 역사적 의의가 크고, 일본 전후(戰後)의 행정기관 신설중에 환경청 설치에 버금가는 대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소비자청과는 별도로 내각부 본부에 소비자위원회라는 조직을 설치, 소비자행정 전반을 감시하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보고서는 “일본의 소비자행정체제에 관한 연구는 소비자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재평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고, 이 보고서에 대해 법제처는 “연구결과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구제역 사태로 축산청과 같은 축산전담조직에 대한 주장도 꾸준히 나온다.
현재 농림수산식품부의 축산담당은 1명의 축산정책관 밑에 3개 과(축산경영과, 축산정책과, 동물방역과)에 불과해 구제역과 같은 돌발 악재에 대처가 어렵다. 가축검역 및 방역은 물론 연구개발, 사육환경 개선, 육종개량 등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의 연간 육류 소비량과 축산업 생산비중을 감안해서라도 축산쪽 전담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청과 이민청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기회있을 때마다 언급하는 부분이다.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는 단편적인 대응으로 해결이 어렵기때문에 인구 문제를 총괄할 이민청이나 인구청을 만들어 젊고 우수한 해외 인재를 적극 받아들이는 정책을 써야 한다는 논리다.
<김형곤 기자 @kimhg0222> <홍승완 기자 @Redsw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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