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으로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와 원자재 수급 차질에 따른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여진이 진행 중인데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타격은 커질 전망이다.
14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일본 대지진 관련 ‘중소기업지원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피해사례 접수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현재까지 구체적인 피해를 신고한 기업은 없다.
지난해 엔고효과에 따른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은 29.2% 늘어난 282억달러로 무역역조 개선기미가 역력하다. 올들어 1월만 해도 대일 수출액이 57.4% 급증하는 상황에서 대지진이 발생, 산업계는 안타까워하고 있다.
일본에 LED제품을 수출하는 F사 관계자는 “지난 8∼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조명전시회에 참가했다 전원 무사히 귀국했다”며 “전시회에서 받은 수주액에 대한 후속조치는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당사의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일본 현지 거래업체와 연락, 지진피해와 재고물량 파손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과 수출거래 중단, 대금지급 지연 등에 따라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는 올해 책정된 긴급경영안정자금(2200억원)을 지원하고 기존 정책자금 상환을 유예할 계획이다. 또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보증액 만기연장 및 보증확대, 수출금융 지원도 추진한다.
다행히 지진피해가 큰 동북지역의 경우 우리나라 대일 수출액은 전체 2.4%에 불과해 수출 감소는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하지만 부품소재 분야 대일 수입액은 2010년 기준 381억달러로 전체 부품소재 수입액의 25%에 이른다. 특히 현지 통신망과 물류망이 마비되면서 수출입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반도체 전공정장비의 핵심부품을 수입하는 S사는 일본 거래처와 연락이 끊겨 부품수입에 애로를 겪고 있으며, 일본에 자동차용 금형제품을 수출하는 D사는 10여일 밖에 남지 않은 납기를 맞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물류시스템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산업기술진흥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1, 2개월치 원자재 재고는 확보하고 있으나 지진피해 수습이 장기화할 경우 부품소재 분야의 수입과 가공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이번 기회에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거래처를 다변화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우선 수출거래중단, 대금지급 지연 등에 따라 일시적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피해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긴급자금, 보증연장 및 확대와 함께 수출금융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