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지진이 일본 동북부 지역으로 밀려오던 그 날, 이 일본인 청년은 이 글을 마지막으로 트위터를 끝냈다.
그의 트위터는 아직도 조용하다. 우리에게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속담도 있지만 지금 그의 침묵은 마치 불길한 징조처럼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트위터 아이디 우치다의 일본인에게로 세계인들의 시선이 자꾸만 쏠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다가올 정도다.
지난 14일 오후경 그의 트위터를 팔로우(follow)하는 이들은 9200명이었다. 15일 오전 어느새 1000여명이 더 늘었다. 이제 우치다의 팔로워는 1만621명, 국적도 다양하다. 한국, 중국, 미국 등 지금 전세계 트위터리안은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게 되기만을 염원하고 있는 듯하다.
그가 팔로우하는 이는 겨우 19명이지만 어느새 그를 찾는 팔로워는 이렇게 늘었다. 세계를 사로잡는 유명스타들의 팔로잉ㆍ팔로워 비율에 준하는 숫자였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억지스럽게 팔로워 숫자를 늘리기 위해 애를 쓸 때 우치다는 그가 겪은 일생일대의 사건으로 수많은 팔로워가 생기게 됐다.
지난 11일 눈 앞에서 악몽을 겪은 그의 낮은 목소리가 떨리는 손을 타고 전해질 때 사람들은 그 날의 악몽을 멀리서나마 겪게 됐다. 일본 센다이시 와카바야시구 아라하마를 강타한 대재앙은 한 개인을 개인의 영역 밖으로 던져놓았다.
지진 전날이었던 10일 센다이시로 이사를 온 설렘이 깃들었던 트윗글부터 11일 지진 발생 이후 4시간까지의 긴박한 심경을 토로한 그의 글은 ‘죽고 싶지 않다’가 마지막이었다.
“쓰나미가 왔다. 진짜...끝났다. 죽고 싶지 않다. 울고 싶다. 누나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오늘은 인생 최고의 날이었는데 최악의 날로...가족을 무사히 구해야 한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잘가라 나의 집. 죽고 싶지 않아.”라고 했다. 이렇게 쓰여진 단어 하나 하나에는 악몽같은 순간의 절박함이 묻어있었다. 이 일이 있기 전엔 이름 한 자 몰랐을 우치다 씨에겐 국내외 네티즌들의 위로와 걱정의 글들이 이어졌다.
“그에게 별일이 없기만을 빕니다. 다만 (어떤 뉴스 소식 등을) 업데이트 할 방법이 없다는 것(希望她人沒事只是沒辦法更新)”고 말한 중국인 MakotoSylphy, “우리 모두 당신의 트위터 글을 다시 보길 바래요, 어디에 계시든 굳건하세요. 온 세계가 그대 곁에 있어요”라며 영어로 전한 Outer_Contact, “생사는 모르겠지만 살아계셨으면하네요. 당신의 트위터에 곧 희망의 글이 올라오길 바랍니다”라고 전한 한국인이 있었다.
그의 안전을 기원하는 염원만큼 온라인에서는 “그가 살아있다”는 소문마저 돌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치다의 트위터는 고요하다. 현재까지 그를 따르는 1만621명,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수십만 개의 눈은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