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봉이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과 dpa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4호기의 사용후 연료봉을 저장한 수조의 물이 끓어 수위가 낮아지고 연료봉이 공기에 노출됐을 수 있다며 재임계 상태가 돼 핵분열 연쇄반응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이를 막기 위해 붕산을 헬기로 살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용 후 연료봉은 통상 온도나 방사능 수준이 사용 전보다 크게 낮아져 재임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도쿄전력의 이 같은 방침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일본 관방장관은 사용 후 연료봉의 재임계 가능성에 대해 “그것을 상정해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일본 정부는 “대형 원자력 재난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빨리” 4호기의사용 후 연료봉 저장 수조에 냉각수를 투입하라고 지시했으나 현장의 방사선 수치가높아 직원들이 접근을 못해 작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한때 4호기 냉각을 위해 자위대 헬기에서 다량의 물을 투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핵연료 손상 및 자위대원의 피폭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일단은 고압호스를 이용한 물 살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4호기는 전날 수소 폭발로 추정되는 폭발과 불길에 휩싸인 데 이어 이날도 불길이 목격되면서 이미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을 유출시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용 후 연료봉은 냉각되지 않으면 잔열로 온도가 높아져 연료봉 외부 피복재가 녹으면서 내부의 방사선이 그대로 새어나오고 연료봉에 불이 붙어 방사성 물질을 함유한 가스를 내뿜게 된다.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5분께 직원이 4호기의 수소 폭발이 일어난 것과 같은 곳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불길을 목격했으나, 약 30분 뒤에 육안으로는 불꽃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요미우리 신문은 도쿄전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화재 진화여부에 대해 “방사선 수치가 워낙 높아 현장에 접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직원들이 육안상 (불꽃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었다. 죄송하다”고 밝혔다고 전해, 4호기에서 화재가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4호기의 사용 후 연료봉 저장 수조는 격납용기로 밀폐된 원자로 내의 연료봉과 달리 별도의 용기 없이 원자로가 있는 건물 안에 있다. 이 건물은 이미 전날 폭발로 외벽에 8m 크기의 구멍이 2개 뚫리는 등 외벽의 보호 기능을 상실한 상태여서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외부에 유출될 위험성이 크다.
게다가 도쿄전력의 우려대로 사용 후 연료봉이 다시 핵분열을 일으킬 경우 가동 중인 원자로가 압력용기, 격납용기, 외부 건물 등 방어벽이 없이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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