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소비 패턴이 물가상승의 여파로 ‘덜 모아, 덜 놀고, 덜 입고’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 위축세가 뚜렷해 최근 일본 대지진 여파와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흐름과 겹치다보면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서울 등 5대 도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최근 소비동향과 전망 조사’에 따르면 ‘물가 상승으로 지출을 감소한 부문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소비자들의 52.9%는 ‘저축’을 꼽았다. ‘여행’을 꼽은 이는 44.3%, ‘의복 구입’은 30.5%였다. 이어 외식비(29.8%), 가족 용돈(19.3%), 통신비(6.4%), 경조사비(5.9%), 교통비(5.5%), 자녀 교육비(2.9%), 식료품비(2.5%) 등의 순이었다. 덜 모으고 덜 씀으로써 줄어든 실질소득을 보전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1년 전과 비교해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는 응답이 77.0%에 달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특히 월 소득 200만원 이하의 저소득 계층에서는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답한 비율이 82.7%에 달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 수준도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3.5%였고, ‘비슷할 것’이라는 답은 31.5%였다. ‘늘릴 것’이라는 답은 15.0%에 그쳤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물가 안정, 경기 회복세 지속,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한 대책들이 지속적으로 마련되고 실천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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