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파장은
리비아 사태 확산은 국제유가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기름값이 더 오른다면 한국경제는 물가 상승, 무역흑자 감소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 선박 등 우리나라 주력상품의 중동지역 수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와 리비아 간 교역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지난해 대(對)리비아 수출액은 14억달러, 수입액 2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 가운데 비중이 각각 0.3%, 0.04%에 불과했다.
리비아로부터 수입한 원유 역시 작년 기준 3700만달러 정도로 전체 원유 도입량을 감안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 리비아 전쟁으로 인한 직접적 타격보다는 간접적 피해를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국제유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리비아 사태에 따른 석유시설 피해와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등 영향으로 석유 생산과 수출 차질이 앞으로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부과한 경제제재에 구체적으로 석유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업들은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에 직ㆍ간접적으로 연루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IEA는 덧붙였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우리나라 무역흑자 흐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지식경제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 우리나라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75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물가상승률이 1년차 0.2%포인트, 2년차 0.1%포인트 상승한다는 분석을 최근 내놓기도 했다. 리비아 사태로 인한 유가 불안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
정세 불안이 다른 중동지역으로 확산된다면 자동차, 플랜트, 화학제품, 전자기기 등 국내 주력산업 수출도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의 중동지역 수출품 가운데 자동차(78억5000만달러) 규모가 가장 크고 다음이 선박(19억달러), 자동차부품(11억4000만달러), 합성수지(11억3000만달러), 무선통신(10억7000만달러) 순이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