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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공항 백지화> ‘경제적 부담’이 결정적 이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무산된 배경에는 경제적 타당성과 함께 정치적 논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와 평가단의 평가 결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문제가 이미 정치 문제로 번진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일단 정부는 이번 결과가 입지평가위와 평가단의 투명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 결과를 들이밀고 있다. 채점 결과 절대점수에 미달했다는 것이다.

박창호 평가위원장은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해 환경훼손과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입지로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밀양은 산을 10~20개 깎아 성토해야 하고, 가덕도는 수심 18~19m의 바다를 메워야 한다는 것. 여기에만 각 5조 원 이상씩 드는 것으로 국토부는 판단했다.

결국 불리한 지형 조건으로 인해 평평한 부지 확보를 위한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환경훼손도 심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입지평가위와 국토부의 판단이다. 바람, 시정, 지역파급 효과 등의 항목도 있었지만 비중이 너무 낮아 두 후보지 모두 절대기준인 50점을 못 넘겼다.

물론 두 후보지 모두 탈락할 것이란 관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지난 2009년 국토연구원 용역 결과 경제적 타당성의 주요 준거인 비용대비 편익비율(B/C)에서 가덕도와 밀양 모두 타당성을 만족시키는 1에 훨씬 못 미친 0.7, 0.73으로 각각 나온 바 있다.

특히 입지평가위가 이번 평가분야에서 경제성을 가장 큰 40%의 비율로 가중치를 둔 데다 국토연구원이 도출한 B/C 결과를 그대로 반영키로 한 바 있어 가덕도와 밀양의 탈락은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백지화 결정은 정치권의 이해 관계에 따른 산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가 정책적 사안이 아닌 정치적 문제로 변질된 만큼, 결과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두 지역 모두 타당성이 떨어지는 만큼 특정 지역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모두 탈락시키는 게 정치적 부담이 덜하다는 셈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특정 지역을 선정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여권 입장에선 중요한 표밭을 통째로 잃어버릴 우려가 크다는 관측이 wp기돼 왔고, 해당 지역 정치인뿐 아니라 여권 핵심부에서도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평가단의 평가가 이뤄지기도 전인 지난 27일 여권발 백지화 결정 가능성이 흘러나온 것도 이런 논리를 뒷받침한다.

문제는 신공항 무산으로 영남권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다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영남권 민심 달래기 차원의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마땅한 안을 찾지 못해 민심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해공항 확장을 거론하고 있지만 김해공항의 군시설 이전 문제와 확장비용 과다 등의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의 일부 영남권 이전도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이는 충청권의 반발로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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